[대전지하철시대 개막]④대중교통이 말하는 지하철

대전도 바야흐로 지하교통시대를 맞았다.

버스와 택시로 양분됐던 대전의 대중교통체제는 2006년 3월 16일부로 지하철이 합세함에 따라 삼각편대로 재편, 교통문화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했다.

버스와 택시, 지하철 삼각관계의 공존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

지하철 이용객이 늘어나면 지상교통 흐름도 다소 호전될 것이란 전망처럼 우선 수송력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 확실하다.

수송력 변화는 예측지표를 통해 즉시 나타났다.

지하철 개통 첫 해인 올해의 수송분담율은 1.7%로 개통 전과 별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파괴력은 진행형이다.

정부청사역에서 반석역까지 2단계 구간이 개통된 후 2010년 하루 평균 지하철 이용객은 8만 8500여명으로 늘고 2015년에는 9만 1100여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송분담율 감소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자 지상교통 종사자들은 지하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각계에서 지하철이 지역발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지만 승객 감소는 불을 보듯 뻔한 사실로 설자리가 점점 좁아져가는 현실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이후 줄곧 택시운전을 한 문채권(58)씨는 "지금도 승객이 적어 힘든데 지하철 운행 구간의 승객마저 없으면 운행에 지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노파심을 감추지 않았다.

지하철 시대를 먼저 연 대구, 광주에서 지하철 개통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는 전례가 대전에선 통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이성희(44)씨는 "역사 주변에 음식점과 술집 등 만남의 장소가 밀집돼 있고 지하철과 시내버스간 환승까지 가능한데 단거리구간 손님이 어떻게 늘 수 있냐"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대전시의 예측은 잘못된 억측"이라고 반발했다.

지하철과 공존하면서 시내버스와 택시 등 각각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교통시스템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현실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했다.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김명경 총무부장은 "준공영제에 힘입어 시내버스와 지하철간 환승연계는 원활하나 택시는 아직까지 지하철역 부근에 택시정류장이 완벽히 설치되지 않아 지하철 연계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지하철 개통 후 당분간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중교통의 한 축인 시내버스 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하철 개통과 승용차 보유인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수송분담율 감소는 계속될 것이 자명하다는 의견이다.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김현하 사업부장은 "대중교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구로, 인구 증가가 뒤따르지 않고는 한정된 교통수요에서 지하철과 버스 모두 이용객의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지하철 개통은 시내버스 발전보다 퇴보하는 쪽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을 털어놨다.

어림짐작할 수 없는 희망과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지하철이 질주하는 동안 버스와 택시 기존 대중교통수단의 한 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새로운 교통수단을 바라보는 기득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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