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하철시대 개막]①교통혁명 시작됐다

글싣는 순서

①교통혁명 시작됐다

②'지하철 특수' 개발 견인차

③대역사 계속된다

④대중교통이 말하는 지하철

⑤지하철 밀알 열전

⑥원도심 기대반 우려반

⑦新문화지대, 지하공간 미학

⑧5부 능선 나머지 5부능선

1905년 경부선 철도가 심장을 관통한 뒤 지금까지 대전은 사통팔달의 교통 중심지로 붙박이 지위를 누리고 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06년 3월 16일 마침내 대전의 지하 대동맥이 역동적인 날숨을 토한다. 도시철도 개통에 즈음해 도시철도의 A to Z를 8회에 걸쳐 연재함으로써 낯선 신 대중교통수단이 시민들의 손에 잡히도록 중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서구 둔산동 은하수 아파트에 사는 주부 A모씨가 화창한 봄 햇살을 등에 업고 나들이 길에 나섰다. 행선지는 동구 판암동 친정집, 가는 길에 중앙시장엘 들러 어머니 좋아하시는 순대와 딸기를 사기로 하고 시청역으로 향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간 역사 내부는 한눈에 봐도 깔끔한게 마음에 쏙 들었다.

승차권 발매기에 천 원권 지폐를 넣자 500원짜리 동전만 한 파란 토큰이 토해지고, 백 원 한 닢이 손에 쥐어 졌다.

열차를 기다린지 2분여, 스크린도어가 입을 열고, 이내 자로 잰 듯 정확히 맞물린 열차 문이 열렸다. 순간 안전하겠다는 안도감이 스쳤다. 10여분 남짓 달리던 열차가 대전역에 들어섰다. 2번 출구로 나가니 중앙시장이 지척이다. 따끈한 순대와 물오른 딸기를 양 손에 쥐고 대전역에서 다시 판암역으로 몸을 실었고 눈 깜짝할 새 다다른 친정집에서 펼친 순대는 온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교통혁명이 시작됐다.

동구 판암역에서 서구 정부청사역까지 단 21분에 주파하는 정시성과 신속성이 돋보인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50분은 족히 걸리던 장거리 구간을 지하철은 30분 가까이 단축시켰다. 승용차 이용률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한 위력이다. 48개의 좌석에 입석을 합한 객차 한 량당 승차인원은 123명, 4량 약 500명으로 수송력이 탁월하다. 소음과 대기오염을 줄이고 원도심과 신도심을 오가니 균형발전 이바지도 기대된다.

전국 최초로 도입된 스크린도어, 재활용으로 환경오염을 줄이는 토큰형 승차권, 700℃의 고온에도 잘 타지 않는 불연성 자재, 휠체어용 개찰구를 비롯한 엘리베어터(75개소)와 시각경보기(423개), 음향유도기(233개), 자전거 보관대(12개역 1475개) 등 승객편의시설, 시내버스와의 환승시스템 등 이용객의 눈높이에 맞춘 달리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각 출입구마다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는 센서가 이용승객을 감지, 자동으로 가동된다.

신호시스템은 열차의 과속방지 및 충돌방지, 분기부에서의 안전한 열차운행 보장, 동일 선로상에서 후속열차의 안전거리 유지, 열차운행의 효율성 확보에 맞춰 구축했다

열차운행 시간은 오전 5시 30분부터 자정까지며 출·퇴근시 5분, 평상시 10분 간격으로 평일 248회, 일요일과 공휴일 210회씩 운행된다.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한 도시철도지만 아직 노선이 짧고 한정돼 이용객이 적고, 그에 따른 적자폭이 커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대전 도시철도공사에서 예측한 개통원년 수익은 운수와 사업, 영업외를 포함해 70억 4400만 원인데 반해 지출은 약 5.7배인 400억 600만 원이다.

혁명이 성공적으로 연착륙 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한 장점에 누수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이를 많은 시민들이 공감케 함으로써 이용객을 늘려가는 운용의 묘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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