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하철 1호선 타봤더니…

▲ 대전도시철도 개통을 닷새 앞둔 11일 장애인 시승단이 지하철에 직접탑승해 실제운행시 발생할 수 있는 불편사항과 문제점들을 체험으로 알아보고 있다. /김대환 기자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몸소 체험한 장애인들은 갖가지 편의시설에 만족을 표했지만 손 볼 곳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1일 오전 10시 30분 시청역에서 장애인 100여 명을 대상으로 1호선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새로운 대중교통에 대한 기대감으로 역사에 들어선 장애인들은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편의시설은 대체로 잘 갖춰졌다고 평했으나 이용상에 적잖은 문제들이 있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땅위에서 땅속 승강장까지 이동하는 데 있어 승강기를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1순위로 꼽혔다.

김정복(55·유성구 하기동)씨는 "지상에서 승강기를 타고 대합실까지 왔지만 다시 승강기를 갈아타고 승강장까지 내려가는 것이 불편하다"고 털어났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 유일한 이동수단인 승강기에 대해서도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서구지체장애인연합회 남인수(41) 회장은 "승강기 내부가 비좁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으며 전동휠체어와 일반휠체어 두 대가 동시에 탈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동차 탑승 후에도 장애인들에게 딱맞는 내부구조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이영자(53·여·서구 월평동)씨는 "휠체어 전용좌석 길이가 짧아 2대가 앞뒤로 자리할 경우 앞에 있던 휠체어는 출입문에 걸려 출입문 개폐 시 승하차 승객들과 부딪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안전벨트가 설치되지 않은 것도 도마위에 올랐다.

장애인편의시설시민연대 김덕호(53)회장은 "휠체어 전용공간 및 전용좌석에 안전벨트가 없어 출발과 정지 시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시승행사에는 이상민 국회의원도 참가해 이용과정에서의 불편한 점을 몸소 겪었다.

이 의원은 "승강장 바닥자재가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 목발을 짚고 다니는 장애인들이 미끄러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또 전동차 출입문과 승강장 노면 간격이 넓어 발이 빠질 위험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짧은 시간이지만 개통에 앞서 도시철도 시승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유모차, 휠체어 전용 개·집표기, 장애인용 화장실 비데기, 음향유도기, 시각경보기 등의 편의시설에 대체로 만족하며 장애인들에게 좀 더 가까운 도시철도가 돼 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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