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석문호서 18만마리 관찰

▲ 충남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리와 송산면 가곡리 일대 석문호에 가창오리 수십만마리가 날아 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가창오리의 북상 경로가 최초로 밝혀져 조류 연구가와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류 연구가인 김현태(36·金賢泰·서산여고) 교사는 지난 18일 오후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리와 송현면 가곡리 일대 석문호에서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종인 가창오리 18만여마리가 관찰됐다고 19일 밝혔다.

석문호에서 가창오리 떼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가창오리 떼가 9월경 서산 AB지구(간월호·부남호)로 날아들어 11월까지 머문 뒤 전남 영암·해남군 간척지로 남하, 영산호와 고천암호 등에서 겨울을 보내고 1월 말경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 금강호로 북상, 3월 말까지 지내다 번식을 위해 러시아 툰드라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해 왔다.

특히 북상할 때에는 서산 AB지구나 석문호 등 충남 서북부지역을 들르지 않고 금강호에서 곧바로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번에 석문호에서 수십만마리의 가창오리가 머무르고 있는 것이 관찰돼 남한 쪽의 마지막 이동지가 확인된 셈이다.

석문호에 북상 중인 가창오리 떼가 몰리는 것은 인근에 대호방조제와 아산만 등이 있는데다 주변에 먹잇감(벼 이삭)이 많은 평야가 펼쳐져 있는 등 가창오리의 서식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교사는 "이번에 관찰된 가창오리 떼는 4월 말까지 석문호에서 머물다 북상, 오는 5월 말경 러시아 툰드라 지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창오리 떼의 북상 경로가 확인된 만큼 지금부터라도 월동조건을 잘 만들어 주면 더욱 오랜 기간 많은 개체들이 우리 지역에서 머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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