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광림한의원 원장

경쾌한 음악 소화에 도움

한의학에서는 여러 가지 정서의 변화가 오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를 응용해 한의학적인 치료 음악을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노(怒)하기를 잘하고 화를 많이 내는 사람들은 간장(肝臟)의 기운이 너무 왕성한 것이다. 그러므로, 노한 마음을 차분이 가라앉혀 주는 실내악이나 조용한 발라드 음악, 현악 등은 모두 간장의 기운을 안정시키켜 주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오랜 기간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거나, 크게 놀랄 일을 당한 사람들은 심장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옛날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가슴앓이, 화병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한의학에서는 심장이 사람의 정신을 주관하는 장기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단순한 장르의 음악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치료 음악을 처방받아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전에도 언급했듯이 생각을 많이하고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비장(脾臟)에 이상이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생각을 많이 해 입맛이 떨어지고 소화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야말로 음악은 좋은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쾌한 관현악, 포크 , 컨추리 음악 등은 소화를 도우면서도 생각을 많이 해 피곤한 머리를 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너무 우울하거나 슬픈 감정에 많이 시달리는 사람들은 폐장(肺臟)에 이상이 발생한다. 폐장이 선천적으로 약한 사람들은 모든 일이 비관적으로만 보이고, 까닭없이 슬퍼지는 자신을 늘 발견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마음을 밝게 해 주는 댄스 음악과 함께 약간의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한다면 우울한 마음이 가실 것이다.

신장(腎臟)은 두려움이란 감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두려움이 많아서 의지력이 부족하거나,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들은 신장이 약하다고 한다. 흔히들 고개숙인 남자란 말을 많이 하는데, 자신감이 결여돼 늘 어깨가 축 처진 사람이란 뜻도 되고, 정력(精力)이 부족한 사람이란 뜻도 된다. 한의학에서 생식 능력은 신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음악이라면 행진곡, 사물놀이, 록 음악 등이 두려움에 휩싸여 늘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모든 음악은 조화로움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치료 음악의 자격을 얻는다. 즉 한쪽으로만 너무 치우친 음악감상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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