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지키자]88년 부산 첫 발견후 '떼죽음' 속출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한 민족수(民族樹)인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전국에서 말라 죽어가고 있다.

소나무는 매년 되풀이 되는 대형 산불과 수해, 각종 병해충 등으로 끊임없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그 푸르름을 잃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러나 감염되면 100% 고사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은 최악의 경우 이 땅의 소나무를 50년안에 사라지게 할 수도 있어 앞으로 우리 자손들은 백과사전에서나 소나무를 접할지도 모른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우점수종인 소나무나 해송 뿐만아니라 주요 조림수종인 잣나무에도 피해를 일으키기 때문에 소나무재선충병 피해확산은 우리 임업의 기반을 흔드는 가장 심각한 위협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는 '우리 소나무 우리가 지키자' 캠페인의 일환으로 소나무재선충병 시리즈를 4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1편 소나무가 사라지고 있다
2편 소나무를 지켜야 하는 이유
3편 소나무재선충병 막을 수 있다
4편 조연환 산림청장에게 듣는다
우리나라 산림에 큰 피해를 줬던 병해충은 예외없이 소나무 병해충이다.

지난 1970년대 후반까지는 솔나방에 의한 피해가 극심했으며 솔나방 피해가 줄어드는 기미를 보이자 솔잎 혹파리가 만연,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전국의 소나무들이 큰 홍역을 앓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솔잎혹파리의 피해가 점차 줄어들자 이번에는 1988년 일본으로부터 유입된 소나무재선충병의 피해가 2000년도를 기점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의 피해가 처음 발견된 곳은 지난 1988년 10월 부산 금강공원 동물원을 중심으로 20㏊ 면적에서 50~100년생 소나무 100여본이 집단 고사한 것이 최초로 기록됐다.

역학조사 결과 일본에서 운반된 원숭이를 담은 상자에서 탈출한 매개충(솔수염하늘소)이 피해발생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후 지난해까지 18년이 지나는 동안 전국적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의 피해는 53개 시·군·구에서 발생, 산림 5111㏊가 감염됐다.

감염목 제거도 ▲2000년 2만 7894본 ▲2001년 7만 147본 ▲2002년 11만 4996본 ▲2003년 16만 999본 ▲2004년 15만 2142본 ▲2005년 41만 9042본에 달한다.

이는 불과 6년만에 20배 이상 소나무가 재선충으로 인해 잘려나간 것으로 특히 지난해 15개 지역이 신규로 발생되면서 피해가 커졌다.

지난해에는 북쪽으로 경북 안동을 지나 강원도 강릉, 동해까지 확산됐으며 남쪽으로는 남해까지 확산됐다.

이는 지금도 재선충병에 감염됐으나 발견되지 않은 곳이 전국 어디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나무재선충병은 더군다나 포항→안동→강릉을 타고 금강소나무 집단생육지인 백두대간 지역을 지척에서 위협하고 있고 동해시 발생지역은 백두대간 지역으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이유는 치료약도 없고 매개충에 대한 천적도 없어 한번 걸리면 100% 고사하기 때문이다.

0.6~1mm 크기의 미세한 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를 매개충으로 소나무에 침입, 6일째부터 잎이 처지고 20일째에 잎이 시들기 시작해 30일이 지나면 붉은색으로 말라 죽는다.

감염목 1그루가 방치될 경우 주변 소나무 200그루가 함께 절멸한다.

이는 해외사례를 보면 재선충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알 수 있다.

일본은 1905년에 소나무재선충병이 발병, 현재 북해도 지역을 제외하고는 소나무 90%가 사라졌다.

대만은 좀 더 심각한 경우로 1985년에 시작된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해 대만 소나무는 전멸했다.

중국은 지난 1982년에 발병해 남한 산림 전체 650만㏊보다 넓은 700만㏊의 소나무숲을 잃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때 예상되는 경제 및 생태적인 피해는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