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갑 관세청장

 조직문화(Organzational Culture)란 조직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와 신념의 체계이자 사고방식의 복합체이다.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에게 정체성과 공존의식을 갖게 하고 조직체계의 안정성을 높이며 구성원들의 공통된 행동양식을 유도한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최고관리자의 가치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조직의 흥망을 결정하는 열쇠가 된다. 흥하는 조직은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그 문화가 사회정의에 부합될 때 아름다운 문화라 할 수 있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기업경영이든 정부행정이든 환경에 어울리는 신조직문화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일례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9.11테러이후에도 성장을 구가하는 기업으로 근사한 기내식도, 요란한 서비스도 없으나 "담배를 피우실 분은 밖으로 나가 날개 위에서 마음껏 흡연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흡연하면서 감상하실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입니다"라는 식의 언어유희를 통한 'Fun문화'를 제공함으로써 성공한 기업이다.

공공부문의 생산성과 경쟁력도 바로 이러한 고유한 조직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국민들은 정치인, 법조인, 공무원, 언론인을 가장 부패한 그룹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덜 청렴하면서 능력이 있는 사람보다는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청렴한 사람을 원한다'는 사실을 접했다. 여기서 국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최고의 무기는 청렴이라는 사실과 만일 선진형 서비스에 청렴문화가 결합된 컬덕(Cult-duct)이라는 문화융합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것이 명실상부한 고품질 서비스이며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라는 점을 확신하게 됐다.

이런 연유로 나는 지난 6월 취임하자마자 관세청의 최고 추구이념이자 핵심가치로 '청렴'을 표방했으며 '청렴을 아름다운 세관문화로 정착시키자'를 관세청의 구호로 정했다. 그리고 '청렴'이란 부패하지 않고, 공사생활에 검소하며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는 최고의 공직윤리라는 가치개념을 공유토록 했다.

아울러 청렴조직문화 형성을 위한 토대를 만들기 위해 '절제의 미덕을 갖춘 음주문화', '서로 돕고 사랑하는 동료문화' 등 13개 실천문화를 정하고, 최우선 실천덕목으로서 '술자리는 1차에서 끝낸다.', '계산은 상관이 또는 걷어내기로'를? 정해 전직원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공동노력을 위한 종합적 강령이자 다짐을 반영하여 '관세공무원 청렴실천 선언문'을 채택하기도 하였다.

나는 청렴이 조직문화로 정착되면 세가지 큰 얻음이 있다고 믿는다. 하나는 자신의 복이요, 둘은 조직의 복이요, 셋은 국가의 복이다. 청렴한 공무원은 그 덕을 후대에 전할 수 있으니 자신의 복이요, 청렴한 조직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성공할 수 있으니 조직의 복이요, 청렴한 국가 브랜드는 세계속 일류국가의 자양분이 되니 국가의 복인 셈이다.

올해는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민이 주도하고 시민사회, 경제계, 정치권, 정부가 모두 참여하는 범 국민적 운동인 '투명사회협약'을 체결한 해로서 가히 청렴사회를 위한 희망의 원년이라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청렴은 공직윤리차원의 문제에서 벗어나 조직과 국가 발전과 경쟁력을 결정하며 나아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본질적 요건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국제사회의 부패라운드가 21세기 접어들면서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머지않은 장래 국제사회는 국가의 청렴수준을 서로 감시하고 평가하는 등 국제적 수준에서의 스탠다드를 강력히 요구하게 될 것이다.

청렴하지 않는 개인과 조직, 국가는 발전할 수 없으며 앞서가는 개인과 조직, 국가는 청렴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제 청렴은 개인 본인이나, 조직이나, 국가나, 세계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의 실천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우리 공직사회도 이점을 하루빨리 인식함으로써 청렴이 공직사회의 아름다운 문화, 나아가 대한민국의 문화로 발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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