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배 (사)국제교류문화원장

 '글로벌 틴에이저'(Global Teenager)란 말이 있다. 10여 년 전부터 나타난 세계의 10대 청소년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우리나라도 몇 해 전 정부의 구호가 '세계화'였다. '국제화·세계화·글로벌'이라는 언어는 근래 들어 어느 곳에서든 낯설지 않게 일반 대중도 자주 듣고 쓰는 단어가 됐다.

교통과 정보통신의 비약적인 발전에 따라 세계는 한층 좁혀졌고 실시간으로 정보교환이 가능해 자연스럽게 '지구촌'이라는 공동생활체를 만들며 그 속에 우리도 '지구 가족'의 일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요즈음은 대부분 예전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누구나 경제적 여건만 충족되면 아이든 어른이든, 남녀노소에 구애받지 않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일반 시민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부 특정인의 전유물 이었던 것이 고도 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개인의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문화적 욕구도 자연스레 상승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해외여행의 자유화를 탄생시켰고, 그런 풍요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누릴 수 있게 된 것 또한 해외여행과 청소년의 국외 어학연수다.

'글로벌 틴에이저'란 이 말은 '21세기의 10대 청소년은 그들이 어디에서 살고있든 햄버거와 콜라를 즐기면서 인터넷이 필수적으로 생활환경을 지배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렇듯 청소년들은 세계의 흐름 속에서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들이 세계인으로서, 그리고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참여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질을 갖고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곳에 비교해도 교육열이 뜨겁다.

문제는 교육의 내용인데 대부분이 입시를 위한 공부에 치중하고 있다보니 다른 곳에는 시간도 부족할뿐더러 관심도 떨어지고 국제교류나 그에 필요한 소양을 쌓는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 같다.

이는 결국 특정한 지식에는 충실할지 몰라도 한 인격체로서, 지구가족이 되는 데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화란 어느 나라가 더 우수한 지 아닌 지 뚝 잘라 판단할 수는 없다.

각기 그 나라의 고유한 전통이 있고 생활풍습이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것들에 대해 상호존중과 이해할 수 있는 안목과 덕목을 키우는 것이 국제교류의 시작임과 동시에 세계인으로서 일보를 내딛게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외국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기초적인 일조차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청소년기의 경험과 지식의 습득은 일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한다.

이와 같이 중요한 시기에 보다 많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국제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은 성인이 됐을 때 당당히 지구 가족의 일원으로 긍지를 가질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국제교류의 필요성을 말할 때마다 상호간 문화이해와 존중에 대해 얘기한다.

내가 상대의 문화를 존중할 때 그들도 내 나라의 문화를 이해해 주고 존중해 줄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청소년이 세계 속에서 낙오되지 않고 함께 대열에 동참하기 위해서라도 시민 모두는 이제부터 스스로 국제 감각과 세계의 문화를 향유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또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나 시민생활과 직결되는 자치단체는 물론 민간기구에서도 시민과 청소년들을 위한 국제간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참여시키는 정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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