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천적 없고 먹잇감 풍부 서식환경 최적

▲ 천연기념물 제323호 황조롱이 한 쌍이 대전시 서구 괴정동 롯데백화점 야외 간판에 둥지를 틀었다. 왼쪽에 앉아 있는 암컷을 두고 수컷이 먹이를 찾아 둥지를 떠나고 있다.<신현종 기자>
천연기념물 제323호 황조롱이 한 쌍이 대전 도심 한복판인 백화점 벽에 둥지를 틀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대전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3층 샤롯데 광장의 벽면에 위치한 간판 글씨인 '롯데백화점' 중 '롯'자와 '화'자 등 두 글자 위쪽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황조롱이 암수 한 쌍이 발견됐다.

공중에서 먹이를 찾기 위해 일시 정지 비행하는 습성이 특징인 황조롱이는 매과의 텃새이자 맹금류로서 들쥐 같은 설치류나 작은 조류 등을 잡아먹으며 주로 생태 산악 지대에서 산다.

몇 년 전 서울의 LG타워빌딩에 황조롱이가 서식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대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어서 매우 상서로운 징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류학자 백운기(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연구실 연구관) 박사는 "롯데백화점이 위치한 곳이 도심 한복판이라 천적이 없는데다, 유통업체 주변은 음식물이 많아 황조롱이의 먹이인 집쥐가 풍부해 황조롱이가 서식하기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며 "둥지를 자연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최상의 보호"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측은 "새의 관리를 위해 보호막을 만들거나 이전하는 것은 오히려 찾아온 새를 쫓는 결과를 초래하고 자연을 파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연 그대로 보전할 계획"이라며 "황조롱이가 머물고 있는 곳을 일반에 소개, 희귀새를 감상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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