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생태계보고 청양 지천-(상)천혜환경 잘 보전

글 싣는 순서

(상) 천혜환경 잘 보전
(하) 댐 건설의 허와 실

칠갑산을 휘감아 흐르는 지천은 멸종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 수달이 살고, 참게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하지만 이러한 지천은 머지않아 생태계 파괴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2010년부터 다가올 국가적 물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전국 12개 지역에 댐 건설 계획을 2년 전 발표하면서 칠갑산 일대 지천도 포함된 것이다.

지천댐으로 불리우는 이 댐의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청양군민들은 2년째 필사적인 싸움을 펼쳐 오고 있다. 지천댐이 건설되면 생태계의 보고, 지천이 사라지기 때문이다.지천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댐 건설로 인한 문제점을 긴급 점검했다. <편집자 註>

칠갑산 서쪽 청양군 대치면 상갑리에서 발원, 아흔아홉개의 계곡물이 모여 흘러내리는 지천은 남양면 온직리, 대치면 구치, 개곡, 장곡, 작천, 장평면 지천리 등지에 협곡을 이루며 아름다운 산수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청정 수역답게 지천 하류인 장평면 지천리 유역에서는 최근 한가족으로 보이는 수달 3마리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 뿐만 아니라 주민들 사이에선 지천의 이곳 저곳(대치, 장평면 등)에서 수달을 수시로 목격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하천생태의 최상위 포식자인 수달이 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하위 생태자원이 풍부하다는 의미로 하천 생태계가 살아 있음을 말해 준다.

때문에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지표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지천에는 또 지난 80년대 초 금강하구둑이 건설되면서 사라졌던 참게가 최근 다시 돌아와 생태계의 보고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4∼5년간 청양군과 주민들의 참게종묘 방류사업 및 수질보전사업(하수종말처리장 건설 등)에 힘입어 금강유역에서는 유일하게 참게가 서식하는 곳이 바로 지천이다.

학계 조사결과 지천과 칠갑산 일대에서는 곤충 139종과 어류 24종, 조류 76종 그리고 식물 670종 등의 야생 동·식물 총 909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류에서는 특산어종인 각시붕어를 비롯 중고기, 돌마자, 칼납자루, 참중고기, 긴몰개, 참종개, 눈동자개, 자가사리, 얼룩동사리, 황쏘가리 등 1급수에 서식하는 종(種)이, 조류에서는 천연기념물 327호인 원앙과 붉은배새매(323호), 황조롱이 등이 발견됐다.

지천 주변의 제방에 자생하는 참나리 군락은 장관을 이루고 있고,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식물로 난초과인 천마(제15호) 등의 특이종과 산작약(제26호)이 군집을 이루고 있다.

은방울꽃, 매발톱꽃, 깽깽이풀도 눈에 띄어 지천 일대는 그야말로 생태계의 보고(寶庫)라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또 37.4㎞를 흐르는 지천은 화려하지도 않고, 거대하지도 않은 모습으로 청양읍내 중심부를 거쳐 칠갑산을 휘돌아 금강과 연결된다.

때문에 청양군민들에겐 지천과 유구한 역사를 함께해 오는 동안 어느덧 마음의 고향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청양대학 양재경 교수는 "동·식물학적으로 중요한 학문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지천에 댐이 건설될 경우 급격한 환경 변화를 초래, 이들 동·식물이 사라지거나 변이를 일으킬 우려가 매우 높다"며 "청양지역민들의 심성이 젖어 있는 젖줄과도 같은 지천에 추진 중인 댐 건설 사업은 신중한 고려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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