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광림한의원장

치료때 긴장한 몸·마음 이완 효과

최근 들어 여러 병원이나 한의원에서는 치료실이나 대기실에 여러 가지 음악을 틀어 놓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필자가 진료하는 한의원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대기 중인 분들은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아서 좋다는 평가를 하시고, 치료 중에는 침치료에 의해 긴장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시키는 효과를 느끼신다고 좋은 평가를 내려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활인심방'에서는 음악을 비장(脾臟), 즉 소화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비장은 음악을 좋아해서 관현(管絃)의 소리를 들으면 바로 활동을 한다"고 하였다. 비장은 옛날부터 생각을 관장하는 장기로도 알려져 있다. 역설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면 비장에 부담이 되며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속이 더부룩하고 입맛도 없어지는 경우가 많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적당한 음악을 선곡해 듣는다면 비장의 활동을 돕게 돼 소화를 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생각으로 피곤해져 있는 정신도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음악치료사라는 전문 직종도 나타날 정도로 치료음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연구에 의하면 음악요법은 뇌 속의 이성(理性)을 관장하는 부분이 장애를 입고 있을 때 음악으로 자극해 효과를 얻는다고 했다. 이는 비장의 사유기능(思維機能)과 음악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활인심방'의 내용과 어느 정도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음악요법에 대한 연구는 동양보다는 서양에서 더욱더 많이 이뤄진 것이 사실이다. 그 의의를 살펴 보면 첫째, 음악을 통해 환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킬 수 있고 둘째, 음악의 연주와 감상으로 커다란 만족감과 행복감을 맛볼 수 있으며 셋째, 다른 사람과 음악을 같이 즐김으로써 새로운 인간관게를 창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은 음악의 정신적인 치유 효과에 그 주안점을 둔 내용이다.

한의학적으로는 어떨까? 한의학은 모든 장기가 정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본다. 그것을 전통적인 음양오행 사상과 연계해 유추한다면 음악을 통해 전신의 모든 질환에 어느 정도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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