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논설위원

오늘날 우리 사회는 온갖 갈등과 문제에 휩싸여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날마다 각종 보도매체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은 희망적인 것보다는 혼돈을 넘어 절망감마저 들게 하는 소식들로 가득 차 있다. 도대체 이 나라의 지도자들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사는지 의아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아무리 자질이 우수한 구성원들이라도 현명한 지도자를 만나지 못하면 그들의 운명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지도자가 흔들리면 구성원들은 지리멸렬해지기 때문이다. 100마리의 사자를 한 마리의 양이 이끄는 것보다 100마리의 양을 한 마리의 사자가 이끄는 것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말은 조직에서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일 것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지혜롭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구성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화하고 끊임없이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아무리 어려운 시련이 닥쳐와도 담대한 마음으로 능히 그것에 대적해 이길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의 지도층들은 도무지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갈팡질팡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희망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이유야 어떠하든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에서 보여준 히딩크 감독의 탁월한 리더십이 아직도 우리의 기억속에 생생한지 모르겠다.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사회적 갈등과 반목의 원인은 지도자가 잘못된 생각을 근저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냉철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상대방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으면 상호간의 신뢰관계가 무너지게 된다. 사회는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극복의 대상으로 삼거나 타도의 대상으로 여기게 된다면 아무리 좋은 제도나 정책을 개발하여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는 갈등과 혼란만을 자초할 뿐이다.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을 인정하고 현실로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진정한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구성원들로부터 정당하게 부여받은 권한과 소명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마음대로 팽개치는 것도 구성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심각한 상실감과 지도자에 대한 신뢰 자체를 무너뜨려 구성원들을 우왕좌왕하게 한다.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구성원들을 하나로 어우르는 것이다. 고질적인 정실주의를 타파하여 패거리문화를 청산하고 구성원들이 지도자에게 부여한 책무를 우선 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철저히 실천하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한 평가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지도자로서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잘 감당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수록 지도자로서의 사명을 어떻게 잘 감당할 수 있을지 지혜롭게 생각해야 한다. 지도자의 생각이 바뀌어야 우리사회의 정칟사회·경제 등 각 분야에 만연되어 있는 불합리한 잔재들을 청산할 수 있다.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이 회복되어야 우리 사회가 선진국 대열에 우뚝 서게 되고, 우리민족의 생존과 번영도 보장된다. 지금처럼 지도자의 권위와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서야 어찌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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