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의 공모주 청약이 오는 10일부터 시작된다. 한 달간의 신주공모 기간동안 기업 85억원, 시민 15억원 등 모두 100억원을 모집한다는 목표다. 대전시민의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허약한 재정적 토대로 인해 해체위기에 몰린 시티즌에 우리 손으로 새 나래를 달아주는 데 그 목적이 있음은 물론이다. 그 의미는 대전 연고 축구팀 하나를 회생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진정한 시민구단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이야 말로 대전지역사회를 하나로 묶는 '모멘트'이기 때문이다.

이는 시티즌에 쏟아 부은 시민들의 각별한 애정만 봐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존폐위기에 내몰렸던 2002년 말 지역축구팬이 주축이 된 '대전 시티즌 살리기 100만인 서명운동'과 모금운동이 기폭제가 돼 '대전 시티즌 발전 시민협의회'가 결성되고, 2003년 시즌 최대 관중기록을 세움으로써 '축구특별시'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올 시즌 전기리그만 해도 홈경기 평균 관중 1만 4233명으로 13개 구단 중 4위에 올랐다. '뜨내기' 비중이 높아 애향심이 부족했던 대전에 시티즌은 축구사랑으로 시민 마음을 엮어내는 구심체 역할을 한 셈이다.

대전을 국내외에 널리 홍보함으로써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 바도 적지 않다. 최저 수준의 구단 운영비 등 열악한 여건을 뛰어넘는 선수들의 '투혼', 지자체와 시민이 똘똘 뭉치는 등 기존 구단들이 하지 못했던 새로운 전례를 만들어감으로써 한때 여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지 않은가. 국제 규모 대회 유치와 중국 등 해외 축구교류를 통해 대전을 알림으로써 'It's Daejeon!'을 표방하며 도시마케팅에 나섰던 대전시민의 의지가 결실을 맺을 호기(好機)를 맞고 있다.

이제 시티즌이 시민을 든든한 주인으로 모시기에 나선 만큼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한다. 그간 시티즌에 보여준 각계각층의 열정에 비춰볼 때 공모액 목표달성이 무난하리라 믿지만 모두가 동참해야 가능한 일이다. 시티즌도 장기적인 구단 안정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시민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보탤 마음과 정성을 조금이라도 헛되게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국내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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