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에 이어 국내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 배추김치를 생산하는 502개 업체 중 16개 제품에서 기생충알이 검출됐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어제 밝혔다. 시중에 유통되는 배추에서 기생충이 검출됐다는 것은 업체 제품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 담그는 김치에서도 기생충 감염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대부분 동물 유래 회충이고, 초기의 미성숙란이어서 인체 감염 우려가 거의 없다고는 하지만 김치 속에 기생충 알이 상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국민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먹거리인 김치의 안전성조차 담보하지 못한 안이한 식품행정에 안타까울 뿐이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HACCP) 인증제도 강화, 자가품질검사 항목에 기생충 추가, 산지의 토양과 수질에 대한 실태조사 실시 등 종합대책을 서둘러 내놓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조만간 관련 기관과 생산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갖고 위생적인 김치생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한다. 차제에 제대로 된 식품안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식품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국민의 불안감을 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설사 어렵사리 제재수단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해도 정작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아 불량식품 파동이 되풀이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숱하게 납품비리에 휩싸여 급기야 '우리농산물 조례' 제정까지 불사하기에 이르렀던 학교 급식문제가 그 한 예다.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정부가 국민의 식품 안전을 보장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는가.

각종 먹거리에 대한 종합적이고, 확실한 대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농산물의 생산 단계부터 최종 소비단계까지 총체적으로 감시·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 관련 부처와 기관간 유기적인 협조 체제 구축은 물론 생산·유통·소비자 단체 등과의 연계도 필요하다. 수입식품과 식재료에 대한 검역도 당연히 강화돼야 될 것이다. 비단 김치만 아니라 일반 가정의 식탁 안전이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도 안전한 식품을 원한다면 누구를 탓하기 앞서 경각심을 갖고 감시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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