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불 금강의 빛'을 주제로 개최된 제51회 백제문화제가 폐막됐다. 올해 처음으로 낮 위주에서 밤 행사로 전환하고, 금강을 중심으로 시민 주도 행사를 치러내는 등 변신을 시도한 것은 괄목할 만하다. 하지만 축제기간 중 공주지역을 방문한 내외국인이 24만명에 그쳤다는 소식이다. 반세기를 이어오면서 국내 '3대 축제'의 하나라는 명성과는 동 떨어진 참으로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백제문화제는 그 주제와 가능성 측면에서 전국적으로 1000여개에 달하는 여타 축제와 비교할 때 무한한 발전 역량을 갖고 있다. 공주와 부여에 산재한 각종 문화재와 연계한 '역사·문화축제'란 본래 취지도 그러하거니와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지리적 접근성도 이제 걸림돌이 아니다. 그런데도 평범한 농촌에 불과했던 전남 함평군이 나비축제로 160여만명, 인근 보령시가 머드축제 하나로 150여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여 수천억원의 소득창출 효과를 올리는 것과는 너무 큰 대조를 이루고 있으니 문제다.

문화관광부의 '문화관광축제' 선정 대상에서 백제문화제가 매년 누락되고 있는 사유가 무엇 때문인지, 곰곰이 곱씹어 봐야 할 시점이다. 지나치게 볼거리 위주로 치우치다보니 정작 중요한 백제에 대한 재조명 작업은 뒷전으로 미룬 부분은 없는지,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교육이나 체험 프로그램 등은 허술하게 준비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행사를 소제(小祭)와 대제(大祭)로 나눠 공주와 부여에서 교환 개최함으로써 오히려 관광객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도 보완책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장차 백제문화제가 '지역의 집안잔치'나 관련 인사들만의 동아리로 끝나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나. 문화관광부는 이미 내년 8월까지 지역축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옥석을 가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제문화제 존립여부가 논의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축제의 내용이 참여자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정서적 포만감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 뜻을 모야야 할 때다. 역사문화축제로서의 차별성 극대화도 요구된다. 두 지자체와 지역민이 원점에서 축제를 다시 재구성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서길 권면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