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들]봉사솔선 개인택시기사 신상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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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멀리 있거나 돈이 드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개인택시를 하며 고등학교 1·3학년의 자녀를 둔 신상기(48)씨는 이 시대의 평범한 아버지다. 그러나 요즘같은 빡빡한 세상, 그의 평범함 속에 감춰진 봉사정신은 주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신씨는 7년 전 한국운전기사불자연합회(이하 운불련)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호출을 받고 보문산 뒷길의 가정집에 가게 됐는데 그곳에 가보니 노부부가 아픈 몸을 이끌고 서로를 의지해 살고 계셨어요. 그 당시 할아버지는 100㎏이 넘는 거구에다가 하반신 마비였는데, 할머니 혼자서 간병을 하기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돌아가신 친아버지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자신도 모르게 그 노부부에게 자꾸만 마음이 갔다는 신씨.

"큰 도움은 못되더라도 이동할 때만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연락을 하라고 했어요. 그런데 새벽이고 밤이고 시도때도없이 호출을 해 87번(차 번호)을 찾더라고요. 그렇게 되다보니 솔직히 처음에 짜증이 안 났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 당시를 생각하며 미소를 짓던 신씨는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어차피 할 일 끝까지 기분 좋게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인연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목욕에, 이발까지 해 드리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7년째 아들 노릇을 하던 신씨에게 올 1월은 남다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할머니는 신씨를 아들로 삼고 싶다는 유언을 남기셨고 그 유언에 따라 신씨는 상복을 입고 할머니의 장례를 손수 다 치렀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적적해 하실 할아버지 걱정에 시간날 때마다 전화하는 것은 물론, 아침마다 찾아가 밥을 해드리고, 매주 병원을 모셔다 드리는 게 일과가 돼 버렸다는 신씨.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를 모시고 목욕탕에 가면 주인들이 싫어하는 티를 내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할아버지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는 게 바람입니다."

그의 소박한 마음과 대가없이 베푸는 봉사정신에서 훈훈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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