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부동산대책' 그후… 토지

8·31대책 발표 이후의 토지시장 동향은 아직 구체적으로 통계화 돼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8·31대책이 주택과 함께 토지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힘이 쏠릴 것이란 예측이 대두되면서 한 발 앞서 안정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5월과 6월 각각 0.56%와 0.79%를 기록했던 전국의 평균 지가상승률은 7월에 0.47%로 꺾임세가 확연히 나타났고, 8월에는 0.45%로 떨어졌다.

곧 발표될 9월의 지가 상승률은 이보다 낙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도권과 더불어 전국의 지가 상승을 주도했던 충청지역도 상승폭이 크게 둔화돼 전국 평균 이하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역시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기 직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이다.

지난 8월 전국의 지가 상승률은 0.45%를 기록했고 대전은 0.53%, 충남은 0.44%, 충북은 0.41%의 상승률을 보였다.

대전만 전국 평균을 상회했을 뿐 충남과 충북은 근소하게나마 전국 평균치를 밑돌았다.

특히 충남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전국 평균치 이하의 지가상승률을 보였다.

충청권의 지가 상승률이 이처럼 곤두박질하는 것은 그만큼 거품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이는 것이다.

세 부담을 늘리고 가수요를 억제하는 각종 제도가 마련됨에 따라 고가에 구입한 땅을 처분하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며, 가격 상승이 한풀 꺾인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되지는 못했고, 여전히 국지적이지만? 전국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지역도 상존하고 있다.

가격의 등락을 떠나 8·31대책 이후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거래가 종적을 감췄다는 점이다.

주택의 경우, 세 부담을 피해 다가구 보유자들이 매물을 던지며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토지는 아직 매물접수가 크게 늘지 않았다.

이전보다 매수세가 위축되며 매도세가 강해지긴 했지만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양모씨는 "토지시장은 주택시장처럼 곧바로 가격이 반영되지는 않는다"며 "아직까지 가격이 떨어지는 곳은 없지만 앞으로는 국지적으로 가격 하락이 나타나는 곳도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부동자금, 어디로 이동할까
개인 투자자 수익률 '바닥' 증시유입 무리 은행금리 올라 시중예금에 일시적 몰릴듯

지금까지 부동산시장을 떠돌던 그 많은 자금들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가 세인들의 관심거리다.

일부 전문가들은 8·31대책 이후 주택과 토지시장이 묶이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오피스텔이나 상가로 옮겨갈 수 있다고 섣부른 예측을 내놓기도 하지만 신빙성이 크게 떨어진다.

소비경제가 이렇게까지 얼어붙은 마당에 상가로 투자처를 옮긴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란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로 정부가 규제를 앞으로 더욱 강화하겠다는 발표를 했고, 이미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오피스텔을 통해 수익성을 올리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투자가 실행되겠냐는 것이다.

주택도 아니고 토지도 아니다.

그렇다고 상가나 오피스텔도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부동산 시장을 떠돌던 자금이 어디로 갈까.

부동산에 한번 눈을 떠서 재미를 본 이들이 자금을 가지고 주식이나 기타 분야로 옮겨 탈 확률은 미미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익은 대부분 기관투자자 또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몫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여전히 바닥세다.

부동산시장에서 노하우를 익힌 투자자들이 섣부른 지식을 가지고 주식시장으로 뛰어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일시적으로 시중예금에 돈이 몰릴 것이란 예측은 가능하다.

또한 적립식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 형태로 주식시장에 접근할 수도 있다.

때마침 각 은행권이 앞 다퉈 금리를 인상하고 있고, 주식시장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융권으로 쏠리고 있는 시중의 자금이 결코 오랫동안 은행권이나 간접 투자 시장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갈 길을 못 찾으면서 안정을 찾아 예치는 하되, 어떤 형태로든 투자처가 나타나면 곧바로 튀어나올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부동산으로 일어선 자는 반드시 부동산으로 돌아온다고 업계는 굳게 믿고 있는 분위기다.

당장은 금리를 좇아 안정된 예금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지만 결국은 어느 분야든지 부동산 시장이 허점을 노출하면 곧 여유자금이 세력화를 도모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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