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독 뒤에 '최상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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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를 먹으면 하루가 편하고
하루를 먹으면 일주일이 즐겁고
한 달을 먹으면 일년이 행복하고
일년을 먹으면 평생이 안녕하다.

남도지방에서 예부터 어부들 사이에 구전돼 내려오는 복어에 대한 시 한 구절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 미식가들의 입맛을 당기는 요리가 있으니, 특유의 쫄깃쫄깃함과 시원한 맛, 그리고 먹고 난 후의 몸으로 느껴지는 개운함….

복 요리에 대한 표현들이다. 쫄깃함이란 복어 회와 껍질 무침에 대한 이야기고, 시원함과 개운함이란 복지리(복어 맑은 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런 표현 뒤엔 복어가 가지고 있는 무서운 독성분이 있으니 그 독의 이름은 테트로도 톡신(Tetrodotoxin).

무색, 무미, 무취의 강력한 독소로서 독력이 청산가리(KCM)의 13배나 되며, 산란기로 독성이 강한 봄철에는 참복 한 마리의 내장이 성인 33명을 죽일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복어의 독은 열에도 강해 300℃의 고온에서도 분해되지 않는다. 이런 무서운 독을 가지고 있는 생선인데도 다시 먹고 싶을 정도의 맛을 갖고 있다니, 꽃 중에 장미와 비교해 볼만하다. 중독 시 증세로는 입술과 혀, 손발의 마비와 근육마비 나중에는 호흡마비에 의하여 사망하게 된다. 그래서 반드시 복어조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요리를 해서 판매해야 한다.

복어에는 다른 흰 살 생선에 비해 글루타민산, 이노신산이 많이 들어 있어 담백한 맛을 더하며, 복지리의 경우 복어의 타우린 성분과 콩나물의 아스파라긴산이 체내에 들어가서 흡수돼 알코올 분해에 도움을 줘 숙취나 속풀이국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껍질은 노화방지와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가 되었는데, 센렌이란 무기질 성분이 암세포 증식을 억제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껍질 중에서도 흰 부분보다 검정부분에 많이 함유돼 있다.

복요리를 먹을 때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식품이 몇 가지 있는데 감, 팥, 양갱, 팥밥, 가지 등이며 이는 감속의 "탄닌"이 복어에 있는 독소를 한 곳으로 뭉치기 때문이며, 팥은 이뇨제 작용을 하지만 복어와 함께 먹으면 복어 속에 있는 수분 등의 성분은 쓸어내고 독은 무거워서 이뇨가 안되고 남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무서운 독 뒤에 최상의 생선 맛을 지니고 있는 복어로 올 가을 입맛을 찾아 보는 건 어떨런지….?

?<노수정 우송대 외식조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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