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박강수 大記者의 기자가 된 辯

글을 쓰고 싶었다. 글을 쓰는 재주는 없어도 글이 쓰고 싶었다.

누구에게나 공감이 가는 글과 사회적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예쁜 글을 쓰고 싶었다.

글도 생물체 같아 살아 있는 글이어야 한다. 생명력을 잃은 글은 독자가 없다. 독자를 많이 만들어 가는 글이 좋은 글이다. 그런 글일수록 친화력이 있다. 사람들은 웃기고 울리는 친화력 있는 글을 찾고 있다. 글의 호소력만으로는 독자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글에 호소력이 강하면 읽기가 피곤하다. 난해한 시를 한편 읽는 것보다 생활주변을 거니는 것 같은 편안하고 아름다운 시가 읽을수록 맛이 난다.

신문기사도 시적이면 좋겠다. 산문이나 소설 같은 문체가 아니라, 편안하고 아름다운 시 같은 기사가 됐으면 하는 욕심이다. 지역신문은 서울의 폭발적인 뉴스 중심의 신문과 다른 이미지의 신문으로서의 특성이 요구된다. 그러면서도 알아야 할 뉴스와 읽을거리가 두둑한 신문이 될 때 독자들이 찾는 매력 있는 신문이 된다.

노무현 정권은 지방을 건강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 방법도 여러 측면에서 이미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방대학 육성과 지방언론의 창달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은 지방경제의 건강을 위해서 필요한 보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가 없는 지방분권과 지방경제는 있을 수가 없다. 언론이 죽은 지방은 사람이 기력을 상실한 것 같다. 말하자면 지역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그 살리는 처방에 먼저 지방인재 양성과 지방언론 창달이 꼭 들어가야 하는 첫번째·두번째의 약재라는 것이다.

평생을 교육자로 혹은 대학경영인으로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이런 과정에서 얻고 배운 경험과 지혜를 사회에 되돌리고 싶다. 크게는 경제를 살리는 처방을 사회 구석구석에서 교육자의 잣대가 아닌 기자의 눈으로 찾고 싶다.

작게는 인재를 키우는 방법과 언론문화의 새로운 자세가 무엇인가를 지식인의 입장에서가 아닌 언론인으로서 구하고자 한다.

나는 상품이다. 그것도 50∼60대의 상품이다. 시대의 흐름으로 봐서 육체적으로는 석양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석양도 아름다운 놀을 갖고 있다. 노을이 갖는 미적·정신적 가치는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답고 영원하다. 그리고 노을은 내일 아침이라는 희망을 만들어 내는 큰 힘을 하나 더 가지고 있다. 그래서 노을은 색깔이 짙으며 사람들에게 소원을 이루게 하는 그리움이 된다. 이런 것들을 묶어 다음 세대를 위하고 지역의 힘이 될 수 있는 푸른 글을 쓰고 싶다. 꽃과 잔디와 숲이 가득한 미래의 대전과 충청권, 그것을 위해 글을 쓰고 싶다. 그래서 기자, 그것도 대기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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