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식 금산세계인삼엑스포 조직위원장

조물주는 지금 무엇을 걱정하실까?

아마도 인간들이 살아가는 환경의 급속한 악화를 염려하실 것이다.

지난달 세계 최강국의 체면을 구긴 미국 뉴올리안즈의 재해와 연이은 토네이도가 좋은 예이다.

무엇보다도 염려스러운 일은 산성비와 같은 자연현상과 사람들의 남획으로 인한 숲의 훼손이다.

숲의 훼손은 마치 폭우나 강풍처럼 어느날 갑자기 수백명의 인명을 앗아가거나 집을 무너뜨리고 재산을 빼앗아가지는 않지만 어느 한계점에 이를때, 인간들이 살아갈 수 없는 가장 무서운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우리는 숲의 혜택을 잘 모른다.

숲이 인간들의 삶에 끼치는 이로움은 무엇일까. 먼저 수자원의 함양기능일 것이다.

산림이 무성하고 낙엽이 쌓여 토양이 기름지면 한줌 흙에 서식하는 수천수만의 미생물들이 왕성한 분화작용을 일으켜 스폰지와 같은 미세공질의 표토를 이루어낸다.

이 토양은 폭우를 가슴으로 보듬어 지하수를 만들고 일년내내 인간과 대자연에 물을 공급하게 된다.

홍수의 억제, 상수원, 농업·공업용수, 발전수의 제공과 그 조절기능이 숲의 역할이다.

둘째로 대기 정화작용이다.

숲은 대도시 보다 최고 200배나 높은 맑은 공기와 피를 맑게하는 음이온을 생성한다.

우거진 숲 1㏊에서 어른 44명이 1년간 호흡하는 산소를 내뿜는 반면에 중형승용차 한대는 1시간에 한사람이 1년 동안 마시는 산소를 태워버린다.

셋째로 녹색의 안식처 제공이다.

숲은 심리적 안정과 정신치유의 효과는 물론 인간의 원초적 삶에 대한 자성의 기회를 주어 도시와 산업사회로부터 찌든 심성을 바로잡아주게 된다.

마지막으로 숲은 지구가족의 생물다양성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일 것이다.

태초에 지구촌은 바다와 호수와 숲이었다.

인간들이 도구를 사용할 줄 알게 되면서 숲을 베어내고 그곳에 경작지와 주거지를 마련, 정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숲을 베어 경작지로 일구다"라는 라틴어에서 문화(Culture)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 문화가 점점 발달하면서 승리는 주로 인간의 몫이었고, 숲과 자연은 거의 패배자였다.

그것이 누적된 결과 인간은 마침내 자연의 역습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자연의 분노 앞에서 문명의 차이도 선후진국의 구분도 없다. 지난번 호주의 대형 산불이나 며칠전 미국 LA근처의 산불들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인간의 작은 실수에도 숲과 자연은 곧잘 화를 낸다.

4년전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강원도 고성에서 또 산불이 재발했다.

그 동해안 산불의 피해면적은 2만 3448㏊, 서울 남산면적의 78배이다.

삼척, 고성, 울진까지 송이버섯의 포자에서 낙산사의 국보 동종마져 시커멓게 태워버린 재앙의 땅에 제모습대로 생태계가 복원되기까지는 50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또하나 걱정거리는 소나무의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의 침범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훗카이도를 빼놓고는 재선충 피해를 소나무가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88년 한국에서 처음 발견된 재선충은 구미, 칠곡, 포항, 경주를 거쳐 금년에는 청도, 안동, 경산, 영천까지 전국 49개 시군구 2만 2525㏊(여의도 면적의 75배)가 피해를 보고 있다.

임목축적량(㏊당 73㎥)으로 볼때 세계 제 7위인 우리나라 숲의 주종인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중앙정부, 지방정부 그리고 온국민이 총동원해 나가야 할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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