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이닝 1실점 역전 발판 '관록투' 지연규도 이름값

["내가 쳤어"] 3일 인천문학구장에서 열린 200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한화이글스와 SK와이번스의 3차전에서 5회초 역전 투런홈런을 날린 한화 데이비스가 손을 번쩍들어올린 채 달리고 있다.
/ 인천=김대환 기자
한화가 최영필(31)과 지연규(34)의 합작으로 5전3선승제로 치러지는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 고지에 먼저 올라섰다.

한화는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구원으로 등판한 최영필의 완벽투와 마무리 지연규의 관록투로 5-3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이날 선발 김해님이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SK에 1회 2점을 내주자 2회부터 최영필을 마운드에 올렸다.

조기 등판 가능성을 언질받고 경기 시작과 함께 불펜에서 몸을 풀던 최영필은 등판 사인과 함께 마운드에 뛰어나와 상대 타선을 돌려세우기 시작했다.

120㎞대의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 및 체인지업, 그리고 허를 찌르는 묵직한 직구는 SK타선을 농락하기에 충분했다.

최영필은 2회 아웃카운트 3개를 공교롭게도 모두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3회 1사 후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SK 이진영의 도루실패와 2루로 뛰던 김재현이 다음 타자 이호준의 타구에 맞아 아웃당하는 행운을 안고 무사히 3회를 넘겼다.

4회와 5회를 최영필이 삼자범퇴로 막아내자 그 사이 팀 타선도 신경현의 적시타(4회)로 1점을 따라붙은 뒤 생일을 맞은 데이비스가 역전 투런포(5회)로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6회 최영필은 이호준에게 불의의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7회와 8회를 역시 모두 범타처리하며 타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화는 7회 이도형의 방망이가 산산조각 나는 행운의 적시타로 다시 역전에 성공한 뒤 9회 고동진의 솔로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등판이 불투명했던 플레잉코치 지연규는 9회 1사에서 최영필의 공을 건네받아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그의 장기인 4-6-3(2루수-유격수-1루수)으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를 유도해 상대를 넉다운시켰다.

한화는 5일 대전 홈으로 SK를 불러들여 PO 진출을 위한 4차전을 갖는다.

'팔팔한' 최영필, PS 첫승
정규 시즌 8승 … 프로데뷔 8년 최고의 해

["한번 쳐봐"] 3일 인천문학구장에서 열린 200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한화이글스와 SK와이번스의 3차전에서 7.1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한 한화 최영필이 공을 던지고 있다 .
/인천=김대환 기자
프로 8년차 최영필(31)이 프로 최고의 해를 구가하고 있다.

3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완벽투로 승리를 이끈 최영필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8승(5패)에 방어율 2.89를 기록, 포스트 시즌 3선발로 유력했다.

하지만 마무리 지연규(34)의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완전히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한화는 최영필을 쉽게 선발로 세울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날도 최영필은 김해님이 조기 강판당하지 않았더라면 중반 이후에 등판, 경기를 끝까지 마무리지었어야 할 상황이었다.

7회 SK 이호준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것을 제외하고는 9회까지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고, 관록의 지연규는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최영필의 프로 데뷔 포스트 시즌 첫 승을 보장해 줬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97년 현대에 입단한 최영필은 첫 해 4승을 올렸지만 그 후로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2001년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특유의 승부근성과 지능적인 피칭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좀처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고, 2003년과 지난해 3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말 지휘봉을 잡은 김인식 감독은 그의 투구폼을 손수 교정해, 올 시즌부터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그는 지금 김인식 감독으로 부터 받은 믿음과 기대에 2배 이상 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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