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공예 대축제 '200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청주 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개막돼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유혹'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 60여개국 30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등 국제축제로서의 면모가 한층 강화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 공예의 우수성과 함께 공예가 갖는 '문화산업 콘텐츠'로서의 무궁한 가치를 보더라도 청주비엔날레 개최 취지와도 부합된다. '문화도시 청주' 도시 브랜드의 국제 마케팅을 통해 얻게 될 유·무형적인 소득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주비엔날레가 4회째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잔치로 도약한 이유는 '공예 예술 장르'로 차별화를 이룬 데 있음은 물론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갖가지 공예 미술품과 최첨단 조류의 실험 작품은 일반인에게도 높은 관심을 촉발시킴으로써 공예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전시뿐만 아니라 판매를 목적으로 한 '문화산업'과 관람객들이 작품을 직접 제작하는 '체험'을 접목시킨 점도 주효했다. 각 지자체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치러지고 있는 지방축제와 문화행사의 발전방향에 가늠자 역할을 한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공예는 정보화산업을 대체할 문화산업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디자인 분야만 해도 그 나라만의 고유문화에 기초한 독창성은 세계 경쟁력을 제공하는 원천이다. 그 나라에서만 구할 수 있는 재료, 현지인만이 가능한 기술적용 등의 요소를 백분 활용할 경우 세계시장에서 '블루 오션' 전략 구사도 가능하다. 우리의 공예 역량은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 예술품과 금속활자, 측우기 등 과학기술을 통해 그 우수성이 입증된 바 있다. 우리 전통 공예의 우수성을 살려나가 산업화와 연계함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갖는 우리만의 상품개발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람회를 방불케 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청주비엔날레를 치르는 데 만족할 단계가 아니다. 날로 쇠퇴일로에 있는 전통공예를 집중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병행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믿는다. 청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직지특구'를 활용하고, 공예품 생산·판매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한국전통공예촌'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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