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형

얼마 전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의 재산 신규·변동 신고 내용을 보면 한마디로 기가 막혔다.

지난해에는 유독 전국적으로 아파트 투기 붐이 많이 일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는 터다.

그런데 이런 투기 붐을 타 선량들이 부동산 투기 붐 조장에 한몫했다니 한심스럽고 씁쓸함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의원 6명당 1명꼴로 본인 또는 가족 명의 등으로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구입했다고 한다.

지난해 1억원 이상 재산이 증가한 의원만도 50여명이 넘는다고 하니 정치 잘하라고 국회 내보낸 것이 투기에만 열중한 꼴이 돼 버린 것이다.

그러고도 매달 국민이 내준 혈세를 챙겨가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은가.

물론 일부 청렴한 생활로 본을 보이는 의원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원들이 일부에 그쳐선 안되며, 의원 모두가 청렴한 생활에 앞장서야 한다.

주위를 돌아보면 집 없이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서민이 부지기수다. 그렇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꿋꿋하게 생활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마당에 국민의 대표인 선량들은 국회의사당을 비우고 부당산 투기에 열을 올렸다니 뽑아준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선량한 국민의 어려움에는 전혀 관심 없고 오로지 당리당략에 의한 자리 차지하기와 자기 배 채우기에 열을 올렸던 선량들은 반성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으로 하여금 생업을 포기하게 하고 기운 빠지게 하는 행위는 있어서 안된다.

덧붙여 의원뿐만 아니라 투기를 억제하고 척결에 앞장서야 할 행정부 고위공직자 가운데서도 지난해 투기 붐을 타고 엄청난 시세차익 등으로 재산을 불린 사례가 많았다는 얘기가 솔솔 들려오고 있다.

사회의 모범이 되고 거울이 돼야 할 소위 지도층이 일부라고는 하지만 투기에 편승돼 있다는 것은 정의로운 사회 구현의 걸림돌이 될 뿐이며, 계층간 위화감 조성과 국민 화합에도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암적 행위인 것이다.

바라건대 상호간 이간질을 부채질하는 지도층의 투기행위에 대해 이제 막 출범한 참여정부로서는 엄격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 반드시 근절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물론 그에 앞서 지도층 스스로의 각성을 바라는 바이며, 혹 지금 이 시간에도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지도층이 있다면 대오각성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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