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주민의 식수원인 대청호 수질이 3급수 수준까지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3급수는 마시는 물로 사용하는 상수원수로서도 부적합한 오염수치다. 가뜩이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고 있는 마당에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수자원공사는 대청호 수질 악화를 여름철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하수처리 시설 확충 등 근본적 수질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

지난 8월 기준 대청댐 수질은 부유물질(SS)의 경우 9.7㎎/L로 2급수 기준 5㎎/L를 무려 4.7㎎/L이나 초과했다. COD 역시 3.4㎎/L 로 2급수 기준 3㎎/L를 넘어섰다. 여름철에는 조류발생 등으로 수질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는 하나 계절적 요인으로만 돌리기엔 대청호의 오염도가 너무 심각한 상황이다.

대청호 오염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낮은 하수처리율을 꼽을 수 있다. 댐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은 하수처리시설을 완벽히 갖추는 것이다. 하지만 대청댐의 하수처리율은 고작 4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장마철 등 우기에는 엄청난 오·폐수가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기존에 설치된 하수종말처리장의 부실 운용도 대청호 수질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대청댐과 인접한 문의하수처리장과 조치원하수처리장 등이 법정 수질 기준치를 초과한 물을 방류한 사실이 드러나 환경당국으로부터 개선명령을 받은 게 바로 얼마 전이다. 대청호에는 지난 96년 조류경보제 시행 이후 매년 한 차례도 빠짐없이 조류주의보나 조류경보가 내려졌다. 지난해에는 전국 최초로 '조류 대발생'이 발령되기까지 했다. 하수종말처리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뿐더러 댐 주변 주민들 역시 생활오·폐수를 마구 버린 결과다.?

대청호 수질개선은 환경청, 수자원공사, 지자체, 주민 등 모두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 하다는 점을 숙고하기 바란다. 당국은 하수처리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진력해줄 것을 촉구한다. 수질오염총량관리제를 통한 보다 엄격한 물 관리도 요청된다. 이미 3대강 특별법의 일환으로 금강수계 수질오염차단계획의 기본 골격이 갖춰진 만큼 적극 시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청호 오염 저감을 위한 지역주민들의 역할 역시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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