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계획서 검거까지

?? 살해후 PC방서 게임 '여유'
?? 인터넷 독극물 구입 '덜미'

고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부인과 세 아들을 살해한 장모(35)씨의 범죄행각은 인간이 한 행위로 보기에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고 잔인했다.

장씨는 사전에 독극물과 시너를 구입해 가족들을 살해하고 회사에 출근했다 다시 집에 가서 가족들의 사망을 거듭 확인한 후 범행은폐를 위해 집에 전화를 했다.

장씨는 또 가족들의 사체에 시너를 뿌려 방화를 한 후에는 집에서 150m 떨어진 인근 PC방에서 유유자적하게 게임을 즐겼을 정도로 여유를 부렸다.

경찰에 따르면 잇따른 사업실패로 3500만원의 빚을 지고 월 100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으며 궁핍한 생활을 하던 장씨는 급기야 살붙이들을 살해한 후 보험금을 타내기로 결심했다.

아내 명의로 가입할 보험을 물색하던 그는 외국계 보험사가 사고 발생시 고액의 보험금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4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월 30만원 정도 납입하는 보험 2개를 들었다.

보험 가입 후 장씨는 지난 15일 인터넷 자살·청부사이트 등에서 독극물 10g을 박모(25·여)씨 등 3명과 공동구입하고 애완동물인 햄스터 2마리에게 먹여 '약효'를 확인하는 등 용의주도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과 독극물 4분의 1을 나눠가진 그는 18일 오전 가족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물을 마시는 습관을 이용하기 위해 냉장고 안에 들어 있던 물병에 독극물을 넣었다.

장씨의 음모를 눈치채지 못한 아내와 두 아들은 물을 마신 뒤 그 자리에서 숨졌고 물을 마시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막내아들은 장씨가 직접 목을 졸라 살해하는 잔인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단순 화재가 아니라 타살·방화사건으로 추정하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일단 남편 장씨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몇 가지 혐의사실을 인지했다.

장례식 때 심하게 울면서 통곡하는 장씨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사체부검에서 독극물 양선반응과 솔벤트 성분이 검출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장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긴급체포에 나섰다.

경찰조사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불안에 떨던 장씨는 종이와 펜을 달라고 하더니 A4용지 2장에 자신의 범행 일체를 빼곡하게 작성했다.

경찰에서 장씨는 고개를 깊게 떨군채 "잘못해서 죽고싶다. 모른다, 그냥 죽고만 싶다"며 때 늦은 후회를 했지만, 이미 용서받기에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넌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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