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지역에 축구장 1차례 행사후 폐허 세금 3천만원 날려

▲ [여기가 축구장?] 괴산군이 지난 2003년 칠성면 두천리 하천에 축구장을 조성했으나 수해로 대부분이 쓸려나가 수풀만 우거진채 방치되고 있다. /한상현 기자
괴산군이 김문배 군수의 즉흥적인 구상과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추진이 대부분 김 군수의 제안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알려져 민선자치의 대표적 폐해로 지적받고 있다.

실제, 괴산군은 김 군수의 지시로 지난 2003년 칠성면 두천리 하천에 군 예산 3000만원을 들여 1만 6461㎡의 간이 축구장을 조성했으나 건설·토목직 모임인 건우회가 단 한차례 체육대회를 치른 것이 고작이었다. 이듬해 수해때 대부분 쓸려나가고 그 자리에 자갈과 수풀만 우거진 폐허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곳은 여름철만 되면 하천의 범람으로 수해가 충분히 예견됐던 곳이라는 점에서 김 군수의 독단에 의해 주민의 세금 3000만원을 수장시킨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또한 인근에 "이곳은 소용돌이 및 급류 발생지역이오니 일체의 출입과 수영을 금한다"는 표지판을 세워 축구장이 휩쓸려나갈 것을 알고도 사업을 추진한 셈이어서 실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군은 또 이곳을 복구해야 한다며 2000만원의 예산을 추가 계상했다가 주민의 반대에 부딪쳐 무위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져 상식이하의 예산집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불신을 사고 있다.

주민 김모씨는 "초등학생을 세워놓고 하천바닥에 운동장을 만든다고 하면, 어린아이도 반대할 것"이라며 "3000만원을 물속에 수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나몰라라 행정'이 지방자치냐"고 분개했다.

괴산군은 또 지난 2003년 괴산군 증평출장소가 증평군으로 승격하면서 괴산의 인구가 4만명의 자치단체로 전락하자, 김 군수가 "군민은 모두 한솥밥을 먹는 한식구'라는 의미로 아이디어를 제안해 가마솥을 제작했다.

하지만 "괴산과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가마솥을 제작하기 위해 5억 6000여만원을 투입한 것도 부족해 앞으로 관리소장과 청원경찰의 인건비까지 주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자칫 '돈먹는 하마'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괴산군민연대 관계자는 "군수가 제 주머니 돈이라면 이렇게 흥청망청 쓰겠느냐"며 "즉흥적인 구상과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야기되는 예산낭비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데 심각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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