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한방교실]김정규 원장

? ?
?
? ?
?
산사를 다니다 보면 아주 예쁜 동자승이 연꽃 한 송이를 들고 미소짓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불교에서 연꽃은 스님들의 정신 수양에 도움을 많이 주는 꽃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어린이의 호기심과 순수한 마음을 상징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연꽃은 벚꽃 등 봄에 피는 다른 꽃들처럼 흐드러진다는 말이 잘 어울리지 않는 꽃이다.

오히려 꽃 한송이 한송이 자세히 들여다 볼 때 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꽃이다.

어른들은 흐드러진 벚꽃과 노는 것을 좋아 하지만, 어린이들은 연꽃 한송이와 그 밑의 연못에 함께 사는 올챙이들에 미소를 짓는다.

소아 의학의 가장 확실한 명제인 '어린이는 어른의 단순한 축소판이 아니다'란 말이 꽃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그런데 이렇게 상징적인 의미에 있어서 뿐 아니라 연꽃에서 나오는 여러 먹을 거리들은 실제로도 어린이들에게 좋은 역할을 한다.

연꽃의 씨에 해당하는 연실은 연밥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달면서도 약간 떫은 맛을 함께 가지고 있어서 장이 안좋아서 생기는 복통, 설사에 효과가 있고, 스트레스에 의한 심화를 안정시켜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

마음을 안정시켜 심화를 내리는 처방 중 '청심연자음'이란 약이 있는데 이 연실이 주약이 된다.

밥을 지을 때 약간씩 섞어 주면 좋다.

설사가 심한 아이나 만성 설사에 시달리는 노인들은 연육과 묵은 쌀로 죽을 쑤어 먹으면 좋은데 '연미죽'이라고 한다.

다만 수렴하는 역할이 있으므로 많이 먹으면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밥을 지을 때는 소량을 넣어야 하고 연미죽도 설사가 그치면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

연꽃의 줄기를 '우절'이라 하고 그 뿌리를 '연근'이라고 한다. 보통 구분 없이 사용한다.

연실이 비위나 장에 효능이 강하다면 우절과 연근은 심화를 내리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특히 열이 많고 잘 놀라는 아이들이 심화 때문에 코피가 많을 때 연근과 우절은 좋은 역할을 한다.

연근은 보통 반찬으로 많이 만들어 먹는데, 쥬스처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연근만으로 쥬스를 만들기는 힘들기 때문에 다른 과일쥬스와 함께 섞어서 믹서에 갈아 마신다.

매실쥬스나 오렌지쥬스 등 약간 신맛을 내는 과일이 심화를 수렴하는 목표를 가지고 마시기에 좋은 재료가 된다.

간혹 산사에서는 백련의 잎을 잘 말려서 차를 만든 백련향차나 연꽃을 찬 물에 우려낸 연꽃 차를 만날 기회가 있는데, 그 효능을 물어 보면 머리를 맑게 하고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향이 너무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어린이들은 머리는 차게 배는 따뜻하게 키워야 한다.

그러나 요즘 어린이들은 각종 스트레스로 머리는 뜨겁고, 각종 인스턴트 식품, 찬 음료 등으로 배는 차게 커가고 있다. 한창 땅과 연못에서 키워 가야할 호기심은 빼앗긴 채 각종 주입식 교육에 머리가 터진다.

이런 어린이들에게 연꽃은 보는 것으로든 먹는 것으로든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