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김승호 박사 암 수술날 미루고 과학축전서 강연

▲ 김승호 박사
영혼을 불사르는 과학전도사!

생명을 위협하는 고통(병)에 아랑곳 않고 과학대중화를 위해 아낌없는 열정을 쏟아부은 과학자, 하지만 그가 최근 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로봇기술 분야를 이끌고 있는 김승호 박사(51·로봇랩장).

김 박사는 지난 80년 원자력연구소에 몸담은 이래 26년여 동안 원자력 로봇 분야를 개척해 온 원자력로봇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유명하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여러 가지 환경적인 제약 때문에 로봇 기술은 필수.

그동안 그는 원전증기발생기 안전점검 로봇을 비롯 중수로 감시 로봇, 내 방사선 원격 로봇 등 다양한 원자력 관련 로봇을 개발했다.

지금은 원자로에 들어가 유지보수 활동을 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그가 청천병력과도 같은 위암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8월초.급한 사정을 대변하듯 곧바로 수술날짜가 잡혔다.

그러나 김 박사는 병원으로 발길을 옮길 수 없었다.

지난 12일부터 열린 '대한민국 과학축전'에서의 할일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5일 오후 1~2시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에너지관에서 열린 '과학강연' 프로그램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끝마쳤다.

200여명의 초·중·고생 과학 꿈나무들은 온몸에 땀을 적시면서 열강한 과학자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약속해 놓은 강연인데 과학꿈나무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는 일 아닌가요. 제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어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김 박사는 과학대중화를 위해 이같은 열정을 남긴 뒤 지난 18일 수술을 받았다.현재 입원 중인 그는 앞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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