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나방등 해충 확산 닥치는대로 갉아먹어

?? ?600평 넘는 밭에서 단 한개도 못 건지기도
?? ?일부 벌레먹은 상품 판매 … 명성실추 우려

해마다 생산량이 늘고 있지만? '없어서 못팔 정도'로 충북 괴산의 효자 농산물이자 명물로 자리잡은 '대학찰옥수수'가 극심한 해충 피해와 일부 판매상들의 얄팍한 상술로 명성을 잃을 위기에 놓여 있다.

특히 대학찰옥수수의 첫 재배지이자 고향격인 괴산 장연 지역을 중심으로 조명나방이란 해충(애벌레)이 급속히 번지고 있는 데다 옥수수에 대한 피해 여부가 명백히 확인되지 않은 '감자무당벌레'의 애벌레마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충청투데이 취재팀이 23일 현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를 비롯한 장연면 전 지역과 감물·문광면 등 대부분의 대학찰옥수수 재배단지에는 최근 조명나방이란 해충이 빠르게 확산돼 옥수수 줄기는 물론 옥수수알까지 마구 갉아먹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들 재배단지에는 또 올해 처음 발생한 '감자무당벌레'의 애벌레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어 농민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현지 재배농민들에 따르면 조명나방 애벌레는 지난 7월초부터 발생해 조금씩 피해를 주다가 최근 비가 자주 내리면서 급속히 번져 지금은 거의 모든 재배지에서 피해를 주고 있으며, 감자무당벌레 애벌레 또한 처음 눈에 띈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되는 데도 거의 모든 재배지에서 발견될 만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재배농민이자 판매상인 박모(57)씨는 "매년 옥수수 농사를 짓지만 올처럼 해충이 극성을 부린 적은 없었다"면서 "특히 조명나방에 이어 그동안 보도 듣도 못한 벌레까지 빠르게 확산되면서 600평이 넘는 밭에서 단 한개의 옥수수도 못건지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울상 지었다.

이처럼 해충피해가 급증하면서 일부에서는 물건이 달린다는 이유로 해충이 갉아먹어 상품가치가 없는 옥수수까지 자루에 담아 판매하고 있어 '괴산 명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않을까 우려케 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판매상들은 벌레 먹은 부위를 가위나 칼로 도려낸 후 겉껍질을 다시 씌워 판매하고 있어 이러한 우려를 더하게 하고 있다.

해충 피해가 확산되자 금년도 생산목표량 달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괴산군의 올 대학찰옥수수 생산목표량은 당초 4,800M/T에 80억원의 조수익을 예상했으나 이모작 출하량이 집중되는 9∼10월에 해충피해가 계속 확산될 경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

취재팀과 동행했던 괴산군 농기센터 관계자는 "조명나방과 함께 출현하고 있는 벌레는 솔직히 이름조차 몰랐던 생소한 것이었으나 23일 관계기관에 문의한 결과 감자무당벌레의 애벌레로 밝혀졌다"며 "다행히 지금까지는 옥수수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예찰활동을 강화해 조명나방과 함께 방제대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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