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CDMA 성공 했지만 별도로 개발 안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휴대폰 도청과 관련한 잇따른 의혹 제기로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ETRI 측의 수차례에 걸친 완강한 거부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이 휴대폰 감청기 개발 관련 등을 강력히 주장하자 난감함을 넘어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ETRI는 23일 "지난 89년~96년 부호분할접속(CDMA)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관련한 도·감청 기술은 별도로 개발한 실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ETRI는 과거 몇 차례 국정감사 때에도 국회의원들의 CDMA 도·감청 기술개발 문제제기에 대해 실적이 없음을 분명히 해왔다.

이에 불구 상황이 이같이 전개되자 ETRI는 "잘못된 정보에 의해 또 다시 무책임한 의혹제기가 진행됐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 의원이 제기한 A씨는 해명서에서 "도청기에 대한 내용을 정통부장관에게 보고한 적도 없고 도청에 관한 내용을 언급한 사실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ETRI는 이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본원이 CDMA를 개발한 당사자이고 국내에서 이같은 연구가 가능한 연구기관이 ETRI 밖에 없어 이런 곤혹을 치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ETRI가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출범의 모태였다는 점도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도·감청 기술 개발에 관여했는지 여부는 해당기관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막연히 이에 깊숙이 관여했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관계자는 "본원의 경우 CDMA 도.감청 장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연구소"라며 "명확한 근거없이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다만 ETRI는 이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마련에 들어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ETRI 고위관계자는 "본원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최 일선에서 IT연구개발에 매진해 왔는데 항상 의혹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ETRI는 그동안 수차에 걸쳐 관련 문제에 대해 분명한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이같은 잘못된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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