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수 노리고 불법 노점상 점거

▲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독립기념관 경내 주차장을 노점상들이 점거해 줄지어 서 있다.
'민족의 성전' 독립기념관이 최근 광복절 기념행사를 노리고 몰려드는 불법 노점상들로 인해 '난장판'이 되고 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밤 독립기념관 경내에는 줄잡아 40여개에 달하는 노점상들이 진을 치며 북색통을 이뤘다.

지난 10일 부터 광복절 대목을 노리고 모여들기 시작한 노점상들은 주차장을 점거, 비 위생적인 먹거리와 싸구려 물건들을 버젖이 내놓고 호객행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곳곳에서 노점 술판이 벌어지면서 일부 취객은 관람객들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고성방가를 해대는 등 독립기념관이 '장날 시장통'으로 전락했다.

또 한쪽에서는 속옷 차림의 여장을 한 남자가 유행가 리듬에 맞춰 노래도 부르고 저속한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품바공연이 이어져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관람객 정모(35·천안시 다가동)씨는 "독립지사들의 정신을 기리는 민족의 도장에 술판, 놀자판이 말이 됩니까"라며 "기념관을 찾은 외국인들이 이 같은 광경을 보면 뭐라 할지 낯이 뜨겁다"고 말했다.

이용객 김모씨도 "광복절 의미를 아이들한데 알려주기 위해 찾았다가 술판만 보여주고 간다"며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 같은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으나 단속기관인 경찰과 행정기관은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며 팔짱만을 끼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기념관의 이미지 때문에 막아보려 했지만 노점상들이 기념관 입구에서 주차 시위를 하며 관람객들의 출입을 막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와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노점상들이 주차료를 냈다고 버티거나 잠시 밖으로 나갔다 다시 들어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노점상 단속업무는 시청이 해야 할 일"이라며 "시에서 '독립기념관에서 알아서 하라'며 책임을 회피해 매년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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