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뱅크 도움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추운 겨울, 더운 여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김없이 푸드뱅크 선생님들이 찾아오셔서 밥이며 간식까지 챙겨주시니 푸드뱅크는 하늘에서 내려주신 천사입니다."

대전 중구기초푸드뱅크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는 정무순 할머니는 매일매일 도움만 받고 있는 것 같아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 뿐이다.

푸드뱅크에 기탁된 식품.
? 푸드뱅크사업 1998년 도입 … 전국 248개소 운영
? 대전 올 2만5159명 혜택 … 기업·주민 참여 절실
? 자원봉사자·차량 등 태부족 … 예산지원 늘려야

푸드뱅크에서는 하루 세끼 밥 뿐만 아니라 평소 먹지 못하는 간식과 보양식까지 챙겨주고 무엇보다 손녀같이 이쁜 학생들이 찾아와 말벗이 되어주니 '하늘에서 내려준 천사'라는 말이 과찬은 아니다.

이처럼 나눔의 정이 오고 가는 푸드뱅크 사업이 대전지역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일반인들에게 단어조차 생소한 것이 '푸드뱅크'이다.

"'푸드뱅크'라고 들어봤어?"라고 일반인들에게 물었을 때 과연 몇명이나 이 사업에 대해 알고 있을까?

푸드뱅크의 어원과 대전광역·기초푸트뱅크의 현황 및 개선책에 대해 알아본다.

▲푸드뱅크(Food Bank)란
= 여유 식품을 무상으로 기탁받아 음식이 부족하여 굶거나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나눠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 및 사회복지체계를 통칭하여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말이다.

푸드뱅크는 1967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돼 현재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8년 사업을 시작해 2003년 현재 전국 248개소의 푸드뱅크가 설칟운영되고 있으며 대전의 경우 대전광역푸드뱅크와 각 5개구 기초푸드뱅크 등 총 5개 기관에서 식품자원의 기탁과 나눔을 통한 소외계층 복지증진에 앞장서고 있다.

▲대전광역·기초푸드뱅크 현황
= 대전광역푸드뱅크에 따르면 99년에는 1억 8700만원 상당의 식품이 기탁됐으나 지난해 4억 9700만원 상당의 식품이 기탁된 것으로 집계됐다.

기탁된 음료·식품은 관내 결식아동, 홀로사는 노인, 노숙자쉼터, 사회복지시설 등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올 상반기 2만 5159명이 사랑의 먹거리 나눔운동의 지원을 받아 결식 해결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대전은 기초생활수급자가 4만 2000명에 달하고 있어 지원이 절실한 만큼 일반 기업체와 주민들의 많은 참여가 요구된다.

기탁식품은 식사를 대용할 수 있는 밥, 떡, 면, 빵부터 통조림, 햄류 등 가공식품과 채소, 과일, 육류, 해조류 등 조리를 해야 먹을 수 있는 식재료까지 모두 가능하다.

▲개선해야 할 점
= 지역 곳곳에서 푸드뱅크 사업에 기탁하겠다는 손길이 줄을 잇고 있지만 기탁식품을 전달해주는 자원봉사자와 직원들이 턱없이 부족해 기탁자-수혜자간 연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유류비와 차상수선비 및 배달용품 구입에도 비용이 많이 소요돼 배달 인건비 지원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다.

열악한 상황은 푸드뱅크 관련 기탁품 운영, 실적 등록 관리를 할 수 있는 장비(컴퓨터)지원 부문도 마찬가지.

지난해 서구·중구·동구 등 3개구 기초푸드뱅크에서 장비를 지원한 바 있지만 동년 유성구, 대덕구에서는 사회복지예산 지방이양으로 예산편성과정에서 장비지원 부문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푸드뱅크 전담컴퓨터가 지원되지 않고 있어 일선 푸드뱅크실무자들이 업무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기탁·수혜 방법은?
= '일상(13)적으로 출출(77)한 이웃에게 철철(77)넘치는 사랑의 식품을 전하세요.'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을 기탁하거나 도움을 원하는 시민은 전국 어디서나 국번없이 '1377' 번호를 누르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푸드뱅크에 사랑의 쌀을 기탁하고 있다.

강재복 사장

우수기탁자 강재복 사장

아침에 눈을 뜨면 빵을 굽고 빵을 팔고, 다시 그 빵을 나누는 사람.

성공회대전나눔의집 푸드뱅크 사업 초창기부터 4년째 팔고 남은 빵을 지원해온 강재복(54) 고려당 터미널점 사장은 빵 굽는 일로부터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10년째 제과점을 운영하는 강 사장은 장사를 하다보면 당연히 재고가 있기 마련인데 남은 빵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끝에 푸드뱅크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상가번영회장과 동구 제과점협회장을 맡은 강 사장은 각종 행사 시 회원 제과점들과 푸드뱅크를 연계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추천으로 성심당 비래동 지점을 비롯해 동구 곳곳의 제과점들도 푸드뱅크 사업에 손길을 뻗혔다.

강 사장은 고려당 생산부장을 지내던 중 1996년 과감히 회사를 그만둔 후 6년 동안 성실히 가게를 운영해 오고 있다.

또 재고로 남은 빵을 남들이 모르게 푸드뱅크에 기탁해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강 사장은 성남2동사무소 할머니 노인정에 빵과 떡, 음료를 돌리는 등 동네에서 선행에 여념없다.

강 사장의 제과점 옆에서 작은 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부인 윤금숙(49)씨도 남 돕는 일에는 솔선수범.

남편 못지 않게 봉사를 좋아하는 윤씨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김밥을 제공하는 등 부부의 나눔의 정이 따뜻하기만 하다.

작은 것을 나눠 큰 보람을 느낀다는 강 사장 부부는 "몇 10억원, 몇 100억원을 준다해도 얻지 못하는 봉사의 큰 기쁨이 바로 나를 봉사하게 만드는 것 같다"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지 못하며 생활고에 힘겨워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제과점협회 모든 회원들이 푸드뱅크 사업에 지원을 마다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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