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충청도]차영준 (주)유창 부사장(신탄진 출신)

▲ 차 부사장은 고향이란 어휘를 사용할 때 '사랑과 아삼육'이란 단어로 지론을 펼친다.
'아삼육'

둘도 없이 친한 사이를 일컫는 이 말이 (주)유창 차영준 부사장에게는 '딱'이다.

정치, 경제, 법계의 인맥을 나름의 방식으로 꿰고 있는 차 부사장은 그들 중 알만한 사람을 한명씩 꼬집을 때마다 이 말을 썼다.

'고향'이란 어휘를 사용할 때, 차 부사장은 '사랑'이란 단어를 바탕으로 나름의 지론을 펼친다. 지역 인재를 육성하고, '아삼육'이란 윤활유로 관계를 기름칠한다고나 할까.

1949년에 출생한 차 부사장의 어릴 적 주소는 충남 대덕구 신탄진읍 삼정리 35번지였다. 대청댐 물에 잠긴 삼호초등학교를 졸업한 차 부사장은 한 친구와 치고박고한 기억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소풍을 갔는데, 청원 초등학교 한 아이와 싸움이 붙었어요. 귀를 물어뜯었는데..."

그는 이어 "귀를 물어뜯긴 분이 이창희 한국전력 인천지사장"이라고 갑자가 존칭을 썼다. 몇 십년 지나 중앙대 법대에 입학했는데, 같은 과에 입학한 이 친구가 차 부사장을 알아보고 '귀 물어뜯은 기억'을 더듬는 바람에 과거 '악연'이 현재 '인연'이 됐다.

중앙중학교를 다녔을 때, 대전극장 뒤편의 영어학원을 다녔다.

아버지가 모 일간지 지사장이던 아들을 패싸움 와중에 때려버려서, 신문지상에 이름이 올랐고, 정학을 당했다.

대전상고 시절에는 '불사조'라는 소위 깡패조직의 1인자였다. 고교 시절 수학여행으로 강원도 황지(현 태백)를 간적이 있는데, 당시 이곳은 기차가 정차를 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아버지 '빽'으로 기차는 황지역에 멈췄다.

차 부사장의 아버지 차선재씨는 강원일보 연혁에도 나올 정도로 강원지역에서 이름난 광산가였던 것이다. 사실 아버지는 차 부사장이 다니던 초등학교에 돈없어 설치하지 못하던 깃대봉, 교기에, 피아노까지 기증했다.

덕분에 학창시절 '인기짱'이었고, 고교 때 수학여행 사건 후로는 선생님들로부터 관심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 날의 차 부사장은 큰 누님이 만들었다고 해도 다름 아니다.

대전여고를 다녔던 누님은 공부 안한다고 회초리 대신 빨래방망이로 차 부사장을 매질했다. 또 체력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 겨울 보문산 계곡 얼음물에 빠뜨리기도 하고, 태권도, 권투까지 단련시켰다. 33년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출근하는 차 부사장의 건강과 성실은 이로부터 비롯됐다.

차 부사장은 중앙대, 연세대, 고려대, 서울대, 카이스트, 옥스퍼드대 등 6개 대학원을 수료했다. 강창희 전 의원은 카이스트 대학원 동기고, 최석충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관리이사는 중앙대학원 동기이자 '아삼육'이다.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은 서울대학원 동기이자 '아삼육'이고,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은 연대 대학원 동기이다. 법대를 나온 그는 법조계에도 깊은 '아삼육' 인맥을 유지하고 있다.

소위 돈있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차 부사장은 자수성가했다고 말한다.

초기에는 섬유업체를 하면서 군납을 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후 사업을 접고, 현대그룹에 공채된 뒤 이어 한화그룹에 스카웃됐다. 한화에서 이사를 지낸 뒤 물러난 그는 전문경영인으로 현재의 (주)유창 부사장에 영입됐다.

국내 대표적 건축내장재 생산·시공 업체인 유창은 전국 공항공사의 90%, 지하철 공사의 60%를 도맡아 하고 있다. 인천공항, 대전역사, 대전 특허법원, 청주공항, 남아공 넬슨 만델라 대통령 관저, 서울·광주·부산·대전 지하철 공사 등도 이 회사에서 시공했다.

"대전역사 지으면서 7000만원 적자봤고, 대전 특허법원 지으면서 4000만원 적자냈어요. 수익보다 좋은 자재로 아름다운 건축물을 고향에 선물하겠다는 생각이 앞서다 보니…"

차 부사장은 서울 명사음악회 회장을 맡으면서 불우이웃을 돕고 있고, 대전향우회 산악회 회장을 맡으면서 지역출신 인재들간의 단합을 주도하고 있다.

"세상은 노력한만큼 댓가를 주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없다"며 '노력'을 소신으로 강조하는 지역인재 차 부사장. 국가와 고향에 대한 그의 헌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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