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들]제천종합폐차장 공장장 최호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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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과 땀으로 얼룩진 작업복이 어울리는 사내 최호열(47)공장장.

순박한 외모의 최 공장장은 제천자동차종합폐차장에서 일한 경력이 9년째인 베테랑 기사겸 중간 관리자다.

직원이래야 10여명 남짓되는 작업장이지만 수만여대분의 자동차 잔해는 이들 직원들의 작업량을 짐작케 하고도 남는다.

말이 공장장이지 최씨는 지게차 운전부터 떼어낸 부품들을 정리하고 챙기는 일 외에 청소 등 허드렛일까지 직함과 관계없이 처음 입사 때부터 지금껏 손에서 놓아본 일이 없다.

최씨는 한때 종합병원의 사무장으로 이른바 화이트컬러 족 이었다.

그런 최씨가 3D업종으로 분류되는 직업을 다시금 택하게 된 것은 몸으로 부딪고 땀을 흘려가며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이다.

남들이 얼핏 생각해도 잘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지만 최씨의 이런 성격과 외모는 왠지 이 일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 한 가지 최씨가 이 일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각종 차량에 대한 호기심도 한 몫을 했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생산한 수십 수백여 각기 다른 차종들의 같은 역할을 하는 부품의 형태나 크기를 비교할라치면 묘한 호기심이 발동한다는 것이다.

부수고, 떼어내고 최씨는 자동차 무덤에서 보낸 9년의 세월을 무미건조하게 보내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일련의 작업과정에서 나름의 자동차에 대한 연구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자동차 수리를 배운 것도 배우려고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이상이 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래도 승용차나 승합차는 어느 정도 꿰뚫는 식견을 가졌지만 대형 트럭 같은 차량에 대해서는 잘 몰라 더 배워야 한다고 너스레를 떠는 여유도 가졌다.

최씨는 요즘 취업난을 탓하는 젊은이들에게 충고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단다 "땀흘려 일하는 보람과 희열을 느껴 보라, 번듯한 직장에서 일하는 것만이 남이 말하는 알아주는 직업군이 아니라 어떤 철학을 갖고 어떤 자세로 직업과 직장에 임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우선" 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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