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대로, 죽을 순 없다'에서 인간적인 '불량형사'로 변신

▲ 이범수
'슈퍼스타 감사용'의 이범수가 '이대로, 죽을 순 없다'의 불량형사 이대로로 다시 돌아왔다.

'가늘고 길게 살자'는 것은 이 불량형사의 인생 철학. 이쯤 되니 잠복근무를 '땡땡이' 치기가 일쑤, 촌지를 받고 잡범들을 빼돌리는 게 일상이며 반면 100대 1의 싸움으로 범인을 검거했다든가 눈만 마주쳐서 총알을 피했다는 식의 '뻥'은 거의 지존(至尊)의 수준이다.

18일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범수(35)가 자신이 연기하는 이대로에 대해 하는 설명은 "헐렁헐렁한 삶의 미학을 가지고 있는 인물" 이라는 것. "빠르고, 서두르고, 긴장돼 있는 사람들 틈에서 이대로 같은 사람의 생활이 매력적며 특히 결정적인 순간의 절제가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영화 속 이대로에게 결정적인 순간은 딸 현지(변주현)와의 관계에서 나온다.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시한부 생명 선고를 받은 이대로는 현지를 위해 생명보험을 들고 보험금을 타기 위해 온몸을 불사르는 열혈형사로 변신한다.

"매력은 있지만 사실 내 성격과는 다른 점이 많다"며 입을 연 그는 "휴머니즘을 기본으로 한 정감 있는 이대로가 기존의 영화의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기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제 연기의 키워드는 인간이고, 휴머니즘이에요. 인간이기 때문에 생기는 기쁨과 웃음, 우울함과 슬픔이 배우 생활이 끝나는 날까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지요. 애초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던 것도 인간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으니까요."

그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부성애는 사실 아이가 없는 그에게는 아직 생소한 감정이다. 좋은 아빠란 어떤 아빠일까? 아버지의 감정을 느껴보는 게 쉽지 않았겠다고 말을 건네봤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친구가 되어주고 딸과 호흡을 같이 맞출 수 있는 게 좋은 아빠인 것 같아요. 그런 믿음에서 훌륭한 아빠를 보여주려고 했죠. 누군가를 좋아하고 무한정의 애정을 쏟는 감정은 이성간이나 부모 자식간이나 한가지 아닐까요?"

코미디와 감동이 영화의 주를 이루는 셈이지만 이대로가 죽기를 각오하고 현장을 누비는 까닭에 영화에는 액션 장면도 만만치 않게 등장한다. 옥상 투신과 한강 수영, 자동차 추격까지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나마 이대로가 불량형사인 까닭에 덜 힘든 편"이라는 말이 웃음과 함께 흘러나온다.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그의 말처럼 그동안의 출연작 중 가장 코믹한 부분을 많이 집어 넣은 영화다. 차기작 역시 한석규와 호흡을 맞추는 코미디 영화 '음란서생'. 그는 무관으로 나오는 이 영화의 캐릭터를 위해 얼굴을 검게 태우고 있다.

"장르 구분 없이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작을 결정한다"고 말하는 그는 "스릴러건 진한 멜로건 하고 싶은 연기는 많지만 그때그때 분위기에 휩쓸리는 배우보다는 진득하게 자기 길을 가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앞으로의 희망을 전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