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준

백성을 기르는 목민관(牧民官)이 지켜야 할 정신자세와 실무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는 오늘날 공직자에게도 공무수행의 도리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이 책 율기육조(律己六條)의 절용(節用)편에는 '선위목자필자 욕자자필염 욕염자필약 절용자 목지수무야(善爲牧者必慈 欲慈者必廉 欲廉者必約 節用者 牧之首務也)'라는 글귀가 나온다.

내용을 풀어보면 수령노릇을 잘 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자애로워야 하며, 자애롭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청렴해야 하며, 청렴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절약해야하니 절약이 수령된 사람의 첫째가는 의무라는 뜻이다.

태평성대가 이어져 백성들의 등이 따습고, 배가 불러도 공직자의 절약은 계속돼야 마땅하다. 공직자들은 빈곤한 시기일수록 절약하고 긴축재정을 이어가야 한다. 더욱이 지역이 어려운 시기에 공직자들이 세금을 징수해 흥청망청 써버려서는 안될 일이다.

보은군이 요즘 멀쩡한 부군수실을 넓히고, 새롭게 인테리어 작업을 하고 있다. 바닥 융단을 교체하고, 새 에어컨을 설치하는데 2100만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 것도 전액 군비로 공사를 하고 있으니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한수 더 떠서 군은 내달 말까지 군비 7900만원을 추가로 들여 건설과 주민자치과 사무실을 공사하고, 종합상황실도 고친다고 한다. 어찌 생각해보면 군 세입 62억원 중 절반이 넘는 34억원을 들여 주민이 반대하거나 말거나 의회청사를 신축했던 사람들이니 혈세 1억원 정도를 들이는 공사는 '식은 죽 먹기'였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다산(茶山) 선생이 지하에서 통곡 할 일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