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석 금강CEO 포럼 회장

얼마전 모임 때 만난 한 중소기업 사장의 화두는 '아직도 기업을 하는가'였다.

건실한 기업을 경영한다고 소문난 L사장은 최근 공장을 내놓고 부동산 임대사업자가 됐다고 털어놨다.

만성적인 인력난과 자금난, 그리고 대립적인 노사관계, 게다가 반기업인 정서까지, 차라리 공장을 임대 놓고 편하게 사는 것이 백번 낫다고 했다.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제조업 사장 가운데 75.2% 는 '자식에게 가업으로 사업체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고 26% 는 '서비스업 등 타업종으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해 어려운 기업환경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뿌리이다.

중소기업이 없으면 국민소득 2만 달러도 없고 일자리도 없으며, 한국경제의 미래도 없다.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민경제의 절대 다수를 점하는 경제의 중추로서 중소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러나 현재 중소기업 경영환경은 어떠한가?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환율, 고유가 등 외부환경마저 악화되고 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 전반적인 경영의욕은 매우 위축된 상황이며, 하반기 경영환경도 투자·고용부진, 고유가, 글로벌 달러 약세 등으로 여전히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 경제의 성장과 고용창출의 핵심동력인 중소기업이 경영의욕을 상실하고 사업을 접거나, 해외로 빠져 나간다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되겠는가?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먼저 창업, 입지, 투자, 환경 및 행정규제 등을 수요자인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재정비하여 기업활동을 촉진하고 투자관련 규제완화, 조세감면, 금융지원 등 투자활성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또 공공기관 및 대기업의 제품구매 확대, 해외시장 개척 등 판로지원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매년 반복되는 대기업의 납품단가인하 관행과 원자재가격 상승, 임금인상 등 대기업의 비용발생부분의 중소기업 전가 등 불공정한 하도급거래 관행을 시정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의 경직된 노동시장과 대립적인 노사관계에 획기적인 개선이 있어야 한다.

생산성을 앞지르는 임금인상, 잦은 파업, 경영간섭과 같은 노동운동이 존재한다면 중소기업인들은 당연히 골치 아프게 기업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잘 되어야만 우리 경제가 잘되고 국민 모두가 잘된다는 친 기업문화가 조성·확산되어야 한다.

중소기업인은 궁극적으로 자기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국가 경제발전을 이끄는 주역임을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된다.

아울러 정부는 중소기업인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중소기업인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최근 지자체에서 파격적인 기업유치 조례를 개정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한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겐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최고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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