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수도권의 젖줄인 대청호와 충주호에 녹조현상이 급속히 확산돼 상수원을 위협할 정도라고 한다. 대전취수탑과 청주취수탑 부근은 육안으로도 조류 군체가 보일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녹조가 계속 번질 경우 수돗물에서 이상한 냄새와 맛이 나는 이취미(異臭味)수돗물 공급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자칫 수돗물 불신감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녹조는 식물성플랑크톤인 녹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을 녹색으로 변화시키는 현상을 말하지만 녹조가 미치는 경제·환경적 측면의 역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물의 용존산소량이 줄어들면서 수중생물이 집단폐사 하는가 하면 악취발생으로 인한 주민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미 대청호와 충주호 주변 주민들이 악취를 호소하고 나선 것으로 미뤄 확산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금강환경청은 최근 대청호물을 분석한 결과 대전취수탑을 비롯한 3개 수역에서 조류발생을 알리는 클로로필-a와 남조류 세포를 다수확인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청호에 번지고 있는 조류의 대부분이 이상한 냄새와 맛을 내는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와 아나베나(Anabaena)조류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독성까지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충주호 역시 녹조가 수변을 뒤덮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녹조발생은 수온상승과 일조량 증가 등에 따른 자연적 영향도 있지만 인간에 의한 환경오염의 탓이 크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농경지나 축사에서 흘러나온 농약과 비료, 축산폐수 등은 녹조발생의 직접적 매개체다. 관광객과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도 녹조확산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결국 환경오염으로 톡톡한 대가를 치르는 셈이다.

녹조발생을 수질개선을 위한 경고의 메시지로 삼을 필요가 있다. 여름철마다 되풀이되는 연례행사 정도로 치부해서는 결코 녹조를 막을 수 없다. 가정에서 매일 사용하는 수돗물에서 악취와 냄새가 난다고 가정해 보자. 상상조차 하기 싫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무엇보다 독성을 함유한 녹조는 시급히 제거하고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오염원은 완벽히 차단해야 하겠다. 조류제거선과 수중폭기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장비를 활용해 녹조 제거에 나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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