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성 멜로'···눈물이 '펑펑'

28일 개봉되는 '국화꽃 향기'는 최루성 멜로영화의 줄기를 잇고 있다.

영화 '국화꽃 향기'는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으로 시작, 사랑하기에 불치병을 숨기는 설정으로 마무리되는 원작 소설 '국화꽃 향기'를 정직할 정도로 따르고 있다.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사랑하지만 오랜 이별에 비하면 행복의 나날이 턱없이 짧은 주인공들의 슬픈 이야기가 마치 자신들의 이야기인 양 관객들은 영화 속으로 푹 빠져들게 만든다. 그래서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들의 눈을 빨갛게 충혈시킨다.

원작 소설이 너무 유명한 베스트셀러여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인데 영화에선 어떠한 반전도 추가하지 않고, 원작에 충실했다는 점이 흠이라면 흠.

눈물이 흘러넘치기 전 '컷'을 외침으로써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을 절제하고 대화보다 내레이션의 비중을 높이는 등 '국화꽃 향기'에선 기존 멜로의 답습을 거부한 이정욱 감독의 소신과 패기가 돋보인다. 하지만 기어이 감동해야 할 순간들이 지체되고 유예돼 결국 '향기'가 증발하고 말았다는 혹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순간적 만남만이 있는 오늘의 디지털 세상에서 운명적이고 아날로그식 사랑을 통해 사랑의 참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듯하다.

◇줄거리

인하(박해일)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고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게 된다. 신입생 시절 어느 지하철역에서 불의 앞에 당당한 희재(장진영)를 처음 보게 되고, 그녀에게서 국화꽃 향기를 맡고 사랑을 느낀다.

학교 동아리 '북클럽' 회장으로 희재를 다시 만나게 된 인하. 인하는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러 간 섬에서 희재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희재는 한때의 열정으로 치부한다. 그래서 첫 키스는 이별의 선물이 되고 지워지지 않는 사랑은 인하를 힘들게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동아리 선배와 결혼을 약속한 희재. 어느 날 끔찍한 교통사고가 희재의 부모와 연인을 모두 앗아가 버린다. 그 후 세상과 벽을 쌓은 채 살아가는 희재에게 인하는 라디오 PD가 돼서 오래도록 지켜온 자신의 사랑을 라디오 프로그램 사연을 통해 제3자의 사연인 양 세상에 알린다. 마침내 희재는 7년을 기다려 자신을 찾아온 인하를 받아들이고 결혼에 이른다.

아기까지 갖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가 싶던 희재는 위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 몸에서 죽음과 생명이 동시에 자라는 아이러니 속에서 희재는 아이를 포기할 수 없다
며 위암치료를 거부, 아이를 낳고
숨을 거둔다.

◇제작노트

소설가 김하인의 '국화꽃 향기'는 1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대부분이 관객들이 결말을 다 아는 내용을 영화를 통해 원작보다 더 진한 감동을 주기 위해 영화 '국화꽃 향기'는 각본 작업에만 20여명의 작가들이 3년여 동안 매달렸다.

희재가 죽기 전 남편 인하와 지내는 장소인 용초도의 한지 작업실. 깨끗한 모래사장과 푸른 하늘이 이루는 장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오픈 세트장이 위치한 용초도의 용호분교를 헌팅하는 데 4개월이 소요됐고, 기존 시멘트 건물을 리노베이션하는 데 1억7000만원의 제작비가 소요됐다고 한다.

항상 밝고 쾌활한 이미지에 소년같은 매력을 풍기는 장진영은 비련의 여주인공을 맡기 위해 5㎏의 체중감량을 시도했으며, 원형탈모증이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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