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수 충남대 총장
우리 모두는 반드시 시작을 했으면 반드시 결산을 해야 할 시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또한 그 결산을 토대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학생의 경우 대학의 지성인으로서 학문도야를 위해 상아탑에 발을 들여놓는 입학의 시작이 있었다면 어느 순간 우리는 대학생활을 마감하는 졸업을 맞이하게 되는 시간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교수와 학자로서 학교에 임용돼 교육, 연구, 봉사활동의 시작을 하였다면 이를 마감하는 정년의 시간을 맞이해야만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어떠한 대학생활로 어떠한 성적표로 결산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여기에서 대학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우선 설레이는 마음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과 탐구정신에 해맑은 눈망울을 가진 우리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교육을 수행하고자 한다.
첫째, 학생들에게 자기계발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겠다. 학생들 각자가 가진 무궁한 잠재력과 달란트(재능)를 마음껏 펼쳐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리해 실력과 인성을 함께 도야하는 교육을 강구해야 하겠다. 교수님들도 각 분야에서 뛰어난 소질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즐거운 학문탐구 및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기 위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를 백분 발휘할 수 있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성경말씀을 인용해 보면 예수님은 달란트의 비유를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방식을 극명히 제시해 주고 있다. 즉, 세 명의 종에게 각각의 재능대로 금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주었는데,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를 받은 자는 열심히 자기 재능을 활용해 각각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를 재생산해 내었으나, 한 달란트를 받은 자는 그 재능을 그대로 땅에 묻어 썩히는 꼴이 됐다. 나중에 주인이 돌아와 결산·회계할때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를 남긴 종들은 칭찬을 받았으나, 한 달란트를 남긴 종은 게으르고 악한 종이라는 질책과 동시에 그 남긴 한 달란트도 뺏앗기는 신세가 되는 비유를 들어 삶의 경계를 삼도록 교훈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다섯, 두 달란트를 가진 자와 같이 자기계발을 위해 열심히 대학생활에 정진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성인으로서의 교양, 전공서적을 탐독하는 생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로부터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말이 있듯이 적어도 우리 대학인은 다섯 수레정도의 책은 독파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책을 선정함에 있어서, 현칠고삼제(現七古三制)의 습관을 갈파했던 고 양주동 박사님의 논리를 차치하고라도 고전 내지 역사서에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할 것이다.
둘째, 나눔의 기쁨을 함께하는 시간을 가르쳐주어야 하겠다. 그런 면에서 민주주의의 학습과정으로서의 학우들과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나가야 하겠다. 때로는 국가의 발전적 장래에 대해 밤샘토론을 할 수 있는 열정도 있어야 한다. 이 경우 상대방과 의견을 달리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하는 성숙된 민주의식을 고취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셋째, 학교를 소중하게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가르쳐 주시는 교수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견지하도록 교육해야 하겠다. 감사하는 마음은 또 다른 감사를 불러일으켜 기하급수적으로 감사의 폭과 정도를 커지게 하는 즐거움과 기쁨의 묘약을 제공하여 신바람나는 학교생활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과 교수님들 모두 자기들이 가진 달란트를 확대 재생산해 낼 수 있는 대학교육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