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춘순 할머니·최병도 할아버지 대전시니어클럽 지원사업 동참
지난 27일 밤 11시 무렵, 남들은 열대야와 씨름하며 깊은 잠을 청할 시간이지만 송춘순 할머니와 최병도 할아버지는 포장마차 영업 준비로
한참 바쁘다.
송씨 할머니가 정성스레 국수를 삶아내고 양념된 족발과 콩국수 국물을 만들면 최씨 할아버지는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가며
따끈따끈한 음식들을 열심히 1t트럭 포장마차에 옮겨 실는다.
오정동 농수산물시장 주차장 한켠에 자리를 잡고 포장마차 불을 켠 밤 12시가
조금 넘어서자 도·소매 상인들이 출출한 배를 움켜잡고 할머니·할아버지를 찾았다.
"콩국수 2그릇 말아줘요", "족발에 소주한잔 주세요."
한두번 온 손님들이 아니다.
지난 3월에 처음 문을 열었지만 어느새 단골 손님이 꽤 많아졌다.
이 포장마차는
대전시니어클럽(대전시 서구 탄방동)에서 올해 처음 시작한 노인 일자리 알선사업의 일환으로 새벽 시장상인들을 위한 야식과 조식 판매에 목적을
둔다.
포장마차 영업시간은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일하는 내내 얼굴에 함박웃음을 보였던 송씨 할머니는 올해 58세로 남편
실직 후에 식당업을 줄곧 하다가 7~8개월전 그것마저 문을 닫는 등 시련의 아픔을 겪었다.
주변 사람들로 부터 "아줌마는 음식 만들라고
태어났나봐유~"라는 말을 늘 들었다는 송씨 할머니는 손끝 맛이 남달랐고 그 특기를 살려 대전시니어클럽에 이력서를 낼 수
있었다고.
70세를 넘긴 최씨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다.
"'이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찾아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많고 도와주려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할아버지는 말했다.
두 노인이 보여준 용기는 주변 많은 노인들에게
'인생은 60부터,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대전시니어클럽은 어떤 곳? 2002년 보건복지부 지정 노인일자리 전담기구로서 국·시비 총지원비 1억5000만원으로 노인 자립지원형 일자리를 알선하는
사회복지법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