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춘순 할머니·최병도 할아버지 대전시니어클럽 지원사업 동참

▲ 송춘순 할머니가 포장마차에서 맛있게 요리된 족발을 담고 있다. /전우용 기자

지난 27일 밤 11시 무렵, 남들은 열대야와 씨름하며 깊은 잠을 청할 시간이지만 송춘순 할머니와 최병도 할아버지는 포장마차 영업 준비로 한참 바쁘다.

송씨 할머니가 정성스레 국수를 삶아내고 양념된 족발과 콩국수 국물을 만들면 최씨 할아버지는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가며 따끈따끈한 음식들을 열심히 1t트럭 포장마차에 옮겨 실는다.

오정동 농수산물시장 주차장 한켠에 자리를 잡고 포장마차 불을 켠 밤 12시가 조금 넘어서자 도·소매 상인들이 출출한 배를 움켜잡고 할머니·할아버지를 찾았다.

"콩국수 2그릇 말아줘요", "족발에 소주한잔 주세요."

한두번 온 손님들이 아니다.

지난 3월에 처음 문을 열었지만 어느새 단골 손님이 꽤 많아졌다.

이 포장마차는 대전시니어클럽(대전시 서구 탄방동)에서 올해 처음 시작한 노인 일자리 알선사업의 일환으로 새벽 시장상인들을 위한 야식과 조식 판매에 목적을 둔다.

포장마차 영업시간은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일하는 내내 얼굴에 함박웃음을 보였던 송씨 할머니는 올해 58세로 남편 실직 후에 식당업을 줄곧 하다가 7~8개월전 그것마저 문을 닫는 등 시련의 아픔을 겪었다.

주변 사람들로 부터 "아줌마는 음식 만들라고 태어났나봐유~"라는 말을 늘 들었다는 송씨 할머니는 손끝 맛이 남달랐고 그 특기를 살려 대전시니어클럽에 이력서를 낼 수 있었다고.

70세를 넘긴 최씨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다.

"'이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찾아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많고 도와주려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할아버지는 말했다.

두 노인이 보여준 용기는 주변 많은 노인들에게 '인생은 60부터,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대전시니어클럽은 어떤 곳?

2002년 보건복지부 지정 노인일자리 전담기구로서 국·시비 총지원비 1억5000만원으로 노인 자립지원형 일자리를 알선하는 사회복지법인이다.

2003년 농작물 재배사업(고추, 상추, 열무 등), 건강원사업(배즙, 한방즙, 호박즙 등), 정과사업(전통견과류)으로 시작해 지난해 두부공장, 도시락사업, 반찬가게사업, 미니슈퍼 등을 추가시켰다. 그만큼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올 들어 중구시니어클럽을 설립해 베이비시터사업, 간병인사업, 구두관리사업 등을 진행했고, 이 밖에 2개 사업단이 오정동 농수산물시장 내 간이식당과 포장마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연 수익금도 2003년 7141만원에서 2004년 1억3251만원으로 급신장했으며 올 상반기에만 1억1805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오는 3일 유성구시니어클럽(유성구 노은동 535-10번지)을 설립해 두부공장,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 간병인사업단을 창단하고 오는 9월 우송대학교와 함께 동구시니어클럽 개관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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