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계곡·하천 대부분 말라 … 교통체증에 짜증

"이럴 줄 알았으면 괜히 왔습니다. 날씨는 푹푹 찌는데 계곡이라고 해 봐야 물이 없어 물놀이도 못하니 아이들의 실망감이 보통이 아닙니다."

27일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한 계곡을 찾은 피서객의 푸념처럼 요즘 휴가철을 맞아 계곡과 하천을 찾는 피서객들은 한결같이 실망감만 안은 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장마철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적었던 데다 최근 30도를 넘는 '땡볕 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도내 계곡은 물론 하천까지 유수량이 크게 줄어들어 바닥을 드러내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휴가 절정기가 되면서 부쩍 늘어난 피서차량들로 괴산 청천과 청원 미원, 보은 내속리·산외·회인, 옥천 장계지역 등 일부 도로들은 걸핏하면 교통체증이 빚어져 가뜩이나 높은 불쾌지수에 왕짜증까지 겹쳐 피서길이 오히려 사람들을 파김치로 만들고 있다.

찜통 더위의 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행락지 인근 상가 및 음식점들의 매상까지 줄어들게 하고 있다.

음식을 미리 준비해 가는 알뜰파들이 늘어난 것도 이유지만 그 보다는 가마솥 더위에 음식을 사먹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청원 미원 옥화대의 한 상가주인은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계곡과 하천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늘었지만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폭염 탓에 오히려 손님은 줄어들어 매출액이 예년의 3분의 1 이상 줄었다"고 울상 지었다.

괴산 청천의 한 상인도 "10여년째 옥수수 장사를 하고 있는데 올해 같은 해는 처음"이라며 "예년에는 휴가철만 되면 하루 30만∼50만원 가까이 매출을 올렸는데 요즘에는 10만원 어치 팔기도 바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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