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연필·전자기기등 반입제한 수험생들 불만

대전, 충남·북의 일부 수험생들은 오는 11월 23일 시행될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적용되는 부정행위 방지 규정 중 전자기기와 필기구 제한 등 일부 조항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 수험생들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따르면 일부 수험생들은 수능 시험장에 샤프 연필 등 필기구와 MP3 플레이어 등 부정행위와 상관없는 물품 반입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휴대전화를 이용한 광범위한 수능시험 부정사건이 적발되자 부정방지 대책을 내놓고 올 수능부터 적용키로 했다.

새 규정은 휴대전화는 물론 디지털카메라와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등 전자기기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연필과 컴퓨터용 사인펜을 제외한 필기구 역시 고사장 내에 갖고 들어갈 수 없다.

수험생들은 지난해 문제가 됐던 휴대전화 등 부정행위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의 반입 금지는 환영하지만 그 대상을 광범위하게 넓힌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게시판 등에 일부 품목에 대한 반입금지 규정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글을 속속 올리고 있다.

대전 D고 3학년 이모군은 "3교시 외국어영역 듣기시험에 앞서 점심시간에 MP3 플레이어로 1~2차례 모의듣기를 해 감을 잡고 있다"며 "교육방송 수능강의에서도 이 방법을 추천했는데 왜 MP3 플레이어가 금지품목이 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충남 C고 3학년 김모군은 "시험은 심리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해 평소 사용하던 것을 갖고 가는 것이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샤프연필도 손에 익은 것이 편리한 데 이것까지 규제하는 것은 정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충북 W고 3학년 최모군은 "수능의 가장 큰 목적은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지 부정행위를 막는 것이 아니다"면서 "지금 평가원의 행동은 마치 부정행위 방지가 학생들의 실력평가에 우선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평가원측은 "수능시험의 필기구와 관련된 사항은 교육부에서 발표한 `부정행위 방지대책'에 근거한 것으로 일련의 조치는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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