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품에 안긴 동양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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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스탄불에는 손 때 자르르한 유서 깊은 유적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토인비는 일찌기 이스탄불을 가리켜 '인류문명의 거대한 옥외박물관'이라고 찬양 한 바도 있다.

이스탄불은 BC 7세기경 그리스인들에 의해 '비잔티움'이라 불리다가 AD 330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로마제국의 동방쪽 수도로 정한이후 '콘스탄티노플'이라 불리며 1000여년간 유지됐으며 1450년경 세계를 호령했던 오스만제국의 메메트 2세가 이 도시를 점령한후 오스만의 수도로 삼고, 그 이름을 '이스탄불'로 불러 오늘에 이른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경계로 유럽과 아시아를 동시에 갖고 있는 이스탄불은 서양의 품안에 안긴 요염한 동양여인의 자태로 이스탄불을 비유하기도 했다시피, 그 동안 서양의 외모에 동양의 정신을 갖고 동서문화의 교환기능을 잘 수행해 왔다. 실크로드의 마지막 종착지이며 출발지이기도 한 이스탄불은 동양과 서양의 예술품과 교역품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상업도시로써의 역사를 또한 자랑한다.

특히 우리에게 친근하게 대해주는 터키족은 원래 우리와 같은 알타이 문화권에 속한다. 그들의 역사는 한 때 중앙아시아를 석권했던 훈족이며 돌궐족으로써 중국과 유럽을 떨게 했었던 기개를 가지고 있다. 세계를 호령했던 오스만 투르크의 후예들로서 터키인들은 그 찬란한 문화유산과 함께 대단한 역사적 긍지를 가지고 먹고 산다.

'하늘의 선물'이라고 불러도 반론을 제기하기가 어려운 이 도시의 상징인 '성소피아성당'은 AD530년경 이 성당을 지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내가 이제 솔로몬을 이겼다"고 환호했을 정도의 웅장함을 자랑한다. 건축학적으로 비잔틴건물의 모델이라고 하는데 비잔틴 건축이라함은 돔을 이용한 중앙집중방식으로써 웅장한 맛이 특징이다. 집주인이 그리스도교의 성당에서 이슬람교의 예배당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원래의 그리스도교의 벽화를 긁어내 훼손하지 않고, 그냥 위에 덧칠하여 보존한 정복자의 문화이해가 너무 존경스럽다. 타종교의 성화를 그대로 보존하다니.

AD 330년경 동로마제국의 수도로 건설될 때, 외적의 침입을 막기위해 고대 군사기술의 정수를 모아 도시를 건설하게 된다. 이로해서 도시계획상 도시구조는 불규칙형의 '요새도시' 라고 볼 수 있는 도시다.

실크로드의 끝 그랜드바자르 시장의 재미, 블루머스크의 위용, 돌마바체궁전과 토프카피궁전의 화려함 등 도시의 모든 건축물에서 역사의 숨결과 함께 미(美)적 감각의 뛰어남을 보면서 감탄을 금할수 없다.

전국민의 98%가 이슬람교도이다. 아예 돼지고기는 사먹을 생각을 말아야한다. "인슈알라" (모든 것은 알라신의 뜻)이라고 하면서 운명에 쉽게 체념하며 행·불행에 초연하게 사는 그들의 얼굴이 참 순(順)해 보인다.

우리가 숙소로 가는 길을 잃어서 청년하나 붙들고 물었더니, 10분 거리를 안내해주고 말없이 왔던길로 되돌아가던 그 청년의 친절한 얼굴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외국인들을 '친절'하게 대해줘야 하는 세계시민의 도리에 대하여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 같다. '친절'은 다행히 돈도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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