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연 충청대 피부미용학부 학부장

독일 유학시절 아이 둘을 낳아 7년을 그곳에서 키웠다.

비록 독일에서의 생활이었지만 나는 육아 방식을 어머니에게 배운 대로 했다.

모유를 1년 반 동안이나 먹였고, 이유식과 밥을 먹이면서도 수유를 계속했다. 아이를 업는 것도 한국인 누구나가 하는 그대로였다.

그런 나의 모습을 독일인들이 미개한 행동이라는 듯이 쳐다보던 눈길이 아직도 기억된다.

어머니가 아기에게 젖을 주는 행동에 장점이 많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젖을 통해 애잔한 정을 이어 준다는 점은 쉽게 얻기 어려운 효과다. 부지불식간에 엄마와 아기의 피부접촉의 빈도가 높아가게 되었다.?

아기와의 피부접촉을 통해 나는 정적으로 많은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나의 이런 육아 방식을 높이 평가한 독일인 의사가 있었다. 나이 많던 산부인과 의사는 극찬을 하면서 현대식이라는 미명 아래 훌륭한 육아방식을 버리고 있는 독일의 실태를 비난하곤 하던 기억이 있다.

그는 독일 사람들이 많이 외로워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육아방법을 꼽기도 했다. 심지어는 다시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요즘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우리의 전통적인 방식을 버리고 서구식으로만 아이를 키우는 것 같다.

시간에 맞추어 우유를 먹이고, 예쁘고 화려한 방에 아이만 재우고, 외출할 때는 유모차에 앉히거나 눕힌다.

편리함이 클지 모르지만, 부모나 형제자매로부터의 따뜻한 피부를 통한 접촉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는 점은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자라면서도 늘 혼자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 아이는 노출된다. 온라인으로 세상을 접하고, 문자만으로 자신을 말한다. 도무지 따뜻한 대화란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되어간다.

영아기 뿐만 아니라 유아기의 아이들도 짜증을 부리고 공격적인 태도로 변하는 것도 그런데서 연유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간단한 방법으로 아이들의 태도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어머니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아이를 자주 안아주거나 등이나 팔을 자주 쓰다듬어 주면 아이는 불과 짧은 시간 안에 맑고 부드러운 아이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좀더 적극적인 방법을 동원하면 그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다.

공격적인 성품을 지닌 아이에게는 라벤더 아로마오일을 식물성오일과 조금 섞어서 목욕을 시킨 후에 몸에 발라주면서 30분 정도 마사지를 해주어 보라. 분명한 효과가 있다.

기운이 없고 우울해 하는 아이에게는 로즈마리 아로마 오일을 이용하면 좋다. 자폐아나 성격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손으로 마사지를 통해 피부 접촉을 하면 대단히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인간의 피부는 오묘하다. 여러 감각을 느낄 뿐만 아니라 이토록 나쁜 성질을 가라앉히는 데에도 피부의 역할이 크다.

피부를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살게 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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