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硏, 타 연구비로 돌려막다 적발 홍역도

'과학대중화 프로그램 활성화, 뭘로?'

대덕연구단지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과학체험 프로그램 운영비 확보에 허덕이고 있다.

침투성 약한 과학기술 대중화를 위해 과기부 등이 적극적인 홍보를 강조하면서 적잖은 압박(?)이 산하 연구기관으로 하달되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예산 등의 투입은 기대 이하 수준.

오히려 기관 고유사업으로 책정된 과학체험 프로그램의 예산마저 삭감될 우려를 낳고 있다.

◆없는 돈 쪼개고 쪼개고=대덕단지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과학체험 프로그램 예산은 대부분 기관 경상비나 연구과제비로 충당되고 있다.

그러나 기관의 예산은 항목별로 정해져 있을뿐 아니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중심이기 때문에 체험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몫이 많지 않다.

이로 인해 일부 출연연은 연구과제비를 전용해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지자체의 협조를 받기 위해 시청 문턱을 불이나게 들락거리는 상황도 발생한다.

또 프로그램 운영비로 연구과제비를 전용, 활용하다 감사원에 적발돼 홍역을 치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항공우주연구원은 전국 모형로켓 경진대회 관련 예산을 연구 과제비에서 전용하다 올해 초 감사원에 적발돼 고초를 겪었다.

첫회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던 과기부가 나서 올해 대회는 겨우 시작했지만 다음 대회부터는 이를 어떻게 운영할지 항우연은 이미 깊은 고민에 빠졌다.
기관 고유사업으로 운영 중인 체험프로그램의 예산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진흥기금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내년 예산 책정과정에서 과기부가 이를 누락, 최근 예산처 등을 쫓아다니며 불씨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관 사업비(10억원) 항목으로 리스트에는 올렸지만 끝까지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관에서는 운영비 절감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프로그램 운영비 절약차원에서 지자체 가용버스의 무료임대를 위해 시청을 찾는 등 부족한 예산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기관 나름대로 고충이 많다"고 말했다.

◆방법은 있는데…=출연연의 이같은 문제를 해소키 위해 과기부가 손은 써놨다.

지난달부터 국가연구개발사업 시행규칙에서 현재 연구홍보비를 해당 연구과제의 홍보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던 것을 연구과제 홍보 외에 각종 과학문화 활동에도 쓸 수 있도록 사용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명목은 기관의 과학문화 홍보·확산이 가능토록 간접비인 '과학문화 활동비(인건비의 5% 이내)'로의 전환.

하지만 강제성이 없는 이 규정을 두고 관련 연구부서가 자체 인건비나 운영비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이를 선뜻 내놓을리도 없다.

출연연 관계자는 "이번 시행규칙뿐 아니라 과기부나 과학문화재단 등의 각종 기금 활용방법도 있으나 연구기관이 실제 이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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