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가격 온라인 유통… 식당등 선호

▲ 농협 관계자가 중국산 찐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대환 기자
가공용으로 수입된 중국산 찐쌀이 밥쌀용으로 둔갑, 유통되고 있어 쌀 재배농가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오는 9월 수입쌀 전면 시판을 앞두고 쌀 재고량까지 넘쳐나는 마당에 중국산 찐쌀이 음식점 등에서 사용되는 밥쌀용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당초 기타 제조식품용으로 수입돼 떡 등 가공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찐쌀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식당 등의 밥쌀용 시장에서 국산 쌀을 밀어내고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찐쌀은 가공과정을 거쳐 국내로 들어와 국산 쌀보다 유통기간도 길고, 일반미와 섞을 경우 구별조차 쉽지 않아 업소용 밥쌀로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점조직 형태로 식당 등으로 납품되던 찐쌀이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통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 국내 유명 모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는 중국산 '흑룡강 찐쌀'이 2만 2000원에 팔리고 있다. 이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산 쌀의 절반 가격이다.

이 사이트를 통해 찐쌀을 판매하는 I유통 관계자는 "찐쌀을 조리하면 일반미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밥을 얻을 수 있다"며 "안전성에도 아무런 하자가 없어 식당과 김밥 전문점 등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찐쌀 유통이 늘어나면서 중국에서 수입되는 물량도 크게 증가했다.

찐쌀의 국내 수입량은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3451t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2902t)에 비해 19%가 늘었다.

반면 이 기간 국산 쌀은 재고과잉으로 소비확대가 절실한 형편이다.

충남의 경우 지난 6월말 현재 재고물량은 7만 5912t으로 전년 동기(3만 8391t)와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찐쌀의 편법유통을 단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원산지 표시 위반외에는 뚜렷한 단속근거가 없어 찐쌀의 유통확산을 제재키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 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국산 쌀에 비해 헐값에 구매할 수 있어 찐쌀을 선호하는 업소들이 늘고 있다"며 "'식단 원산지표시'를 도입해서라도 찐쌀 유통을 막아야 쌀 재배농가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부 소득관리과 관계자는 "가공용인 찐쌀의 용도 변경에 대한 현실적인 제재수단은 없다"며 "농산물 품질관리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과 식품 안전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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