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옹진 채취량 93% 달해 골재대란 우려

태안군이 기업도시 시범 사업지 선정에서 보류된 것을 이유로 당분간 바닷모래 채취허가를 유보키로 방침을 마련함에 따라 하반기 전국적으로 골재 수급 대란이 우려된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모래는 태안과 옹진지역에서 채취되는 양이 각각 33%와 6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옹진군은 관내 환경단체와의 마찰 끝에 일찌감치 올해를 골재채취 휴식 년으로 선포한 상태여서 태안군마저 골재채취에 나서지 않을 경우, 하반기 골재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태안군은 정부가 오는 8월 전남 영암·해남 등과 더불어 태안 천수만 B지구에 대해 사업지 용도변경 및 환경대책을 보완, 재심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바닷모래 채취 허가 착수도 이 시기까지 늦춘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8월 예정된 재심의에서도 태안이 기업도시 시범 사업지로 선정되지 않을 경우, 올해 안에 바닷모래 채취 허가가 전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태안군이 올해 채취를 계획하고 있는 바닷모래는 950만㎥로 충청권과 수도권, 전북과 제주 지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태안군이 모래 채취허가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9월 이후부터는 공급 대상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골재 수급대란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태안과 옹진지역에서 채취되는 모래 이외에 북한산이 수입되거나 공동 관리해역(EZ)에서 채취되는 모래가 공급되고 있지만 조개껍질 등 이물질 성분이 많아 매립 또는 복토용으로 주로 사용될 뿐 골재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천수만 B지구가 기업도시 시범 사업지로 선정되면 모래 채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며 "지역 정서상 다음달 예정된 재심사에서 선정이 배제되면 군수가 모래채취 허가를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의 전국적 수급 상태로 미루어 9월까지는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이후부터는 심각한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처해주길 지역민들은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운·이기준 기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