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을 불어 넣는 목공예가 장기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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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을 벗어난 공예가 공예로서 존립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향이 현대공예의 중요한 흐름을 이루어왔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각종의 재료를 구사하는 이 부류의 작품들은 완전히 장식적인 것에서 부터 사회적 주제를 담은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순수회화나 조각에서와 같은 독특한 개인적 진술과 접근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다중적 공예장르에서 '실용성이 살아있는 공예품'을 자신의 작품활동의 방향으로 삼고 있는 공예가가 있다.

분류상 목공예가인 작가 장기영(40· 극동정보대학·사진)씨. 청주대 공예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충북미술대전 추천작가가 되기까지 줄곧 목공예의 실용성을 밀도있게 탐구해온 작가다.

그는 우리 목공예가 처한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실용의 측면을 유의함으로써 공예의 본령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공예를 생활속에 깊이 침투시켜 오늘날 목공예가 모색해야할 지향점을 시사해줬다.

최근 많은 공예가들이 다양한 매제의 실험과 폭을 체험해가고 있는 점에 비하면 20여년간 장씨의 목공예의 집착은 심화된 자기세계를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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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초창기부터 '자연과 꿈'이란 주제로 일관해 왔다. 자연의 향기와 꿈이 진하게 배어있어 우리로 하여금 새삼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한다. 아마 한국인이 꿈꿔온 이상향적 자연 이미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공예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의 공예작업은 자연에 뿌리를 박고, 거기서 끌어올린 풍부한 수분과 자양을 현대적 조형으로 꽃피우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연을 생활공간 속으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주면서 독특한 조형미를 자랑한다.

자연의 울림에 귀기울이는 서정과 곡선적인 리듬, 혹은 선과 면의 통합을 이루는 작가의 개성, 이런 요소들이 그의 공예들을 순도높은 서정적 아름다움으로 출렁이게 하고, 보는 이들을 자연 너머 명상의 세계로 이끈다.

장씨의 작품에 흐르고 있는 특징은 해와 달을 상징하는 둥근 원, 높이 솟은 구름과 나래짓하는 새, 리드미컬하게 표현하는 바람과의 만남으로 자연의 형상이 친숙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우리의 정서 속에 정겨운 이미지로 녹아드는 자연의 소재는 비교적 단순, 명쾌한 포름 속에 각인되기도 하고, 꿈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생명과 도약의 의지로 충만해 있다.

재료 사용에 있어서도 느티나무와 괴목 등 공예를 시작한 이래 줄곧 나무만을 의도적으로 고집해왔던 것은 아니지만 '나무가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그의 공예는 새로운 어떤 형태를 만든다기 보다 자연이 빚어내는 나무결의 진실한 표정을 독자적인 세계로 이끌며, 나무의 생명력에 자연적 의미를 부여해 가고 있는 것이 독특하다.

올해 '200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국제초대작가전'에 참여하는 장씨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공예를 통해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친환경적이라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다. 특히 공예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보기드문 국제행사여서 공예의 미래조망과 산업적 가치를 모두 포함하는 세계화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끊임없이 작업을 반복하는 것은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이다. 나무작업을 통해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는 장씨는 나무가 갖는 고유의 속성과 진실성을 들추어내는 작가다.보다 더 자연과 가까워 지고자 하는 욕망, 그의 노력과 열정을 향한 고민은 미래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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