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들 재취업 준비 요령

▲ 경기회복이 불확실해지고 집값, 사교육비 증가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창·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주부가 늘고 있다.(사진은 지난 6일 대전YWCA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열린 '2005 전업주부 유망직업 페스티벌'에 직업정보를 얻기 위해 참여한 전업 주부들) /전우용 기자
'살림만 했는데 이제 와서 뭘 할 수 있겠어.'

주부 전진화(35·대전시 서구 월평동)씨는 꽤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아이들 뒷바라지에 들어가는 돈과 생활비는 점점 늘고, 남편뿐 아니라 자신도 뭔가 일을 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전씨는 한 여성센터의 한자 지도사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딴 뒤 최근 공부방과 문화센터에서 한자교육 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주변의 인맥 등을 활용해 수업을 계속할 수 있어 짭짤한 수입을 올릴 정도로 관록이 쌓였다.

아이 키우려 직장을 포기했던 여성들이 재취업 전쟁에 나서고 있다. 중년의 나이, 부족한 업무경험, 자녀 양육의 부담, 그리고 사회생활 공백기에서 오는 위축감 등 가사활동만 하던 여성이 이런 걸림돌을 넘어 일자리를 얻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면 사회생활에 안착해 '제2의 인생설계'에 성공한 주부도 많다. 이들의 성공기 뒤에는 나름의 전략과 노하우가 숨어 있다.

◆취업전문기관 적극 활용하라=지난 6일과 8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대전YWCA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열린 '2005 전업주부 유망직업 페스티벌'에는 400여명의 주부들이 몰려 여성 유망직업을 알아보고 구직을 위한 준비 사항을 꼼꼼히 챙겼다.

대전YWCA여성인력개발센터 강은혜 간사는 "오는 15일 마지막 행사를 앞두고 있는데 주부들의 참여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무작정 구직활동부터 할 것이 아니라 전문 취업교육센터 등을 이용해 직무 관련 자격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들 취업정보센터 중 정부나 경제단체가 운영하는 노동부 전문인력센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인재은행,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인력정보센터 등에서는 자세한 정보와 함께 일자리 알선도 해 주고 있다. 특히 각 시·도가 운영하는 여성인력개발센터(www.vocation.or.kr)는 대전과 청주를 비롯해 논산·보령·천안의 지역 센터가 운영되고 있어, 직접 찾아가 취업 관련 상담은 물론 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 교육을 받으려는 주부들로 넘쳐나고 있다.

여성부가 운영하는 공익 여성포털사이트 위민넷(www.women-net.net)과 전문 부업커뮤니티 초보주부 부업나눔터(cafe.daum.net/buuplove)도 알찬 정보를 많이 제공한다.

◆업무 감각 잃지 않아야=재취업을 고려한다면 직무 관련 교육·훈련을 꾸준히 받고 프리랜서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직무에 대한 감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경력자는 수시 모집이나 추천이 많은 만큼 인적 네트워크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업능력 계발을 위해 양재·의류수선, 금속공예, 꽃집 경영, 자수, 회계실무, 미용·상품포장, 드라마작가 양성 등 여성들에게 적합한 직종을 교육받는 것도 방법이다. 교육기간은 환자간병인 등 단순직종은 2∼15일, 컴퓨터나 독서지도사 등 '약간의 공부'가 필요한 직종은 1∼6개월이다. 대부분의 과정은 학습에 필요한 재료비 수준인 3만∼15만원 정도만 지불하면 된다. 이를 통해 교육과정을 수료한 여성훈련생들은 노동부 구인·구직전산망과 연계, 일자리를 제공받는다.

◆가족의 이해·협조 필수=가정과 직장일 병행은 말처럼 쉽지 않다. 육아와 가사를 마친 뒤 '남는 시간'으로 직장생활에서 성공한 여성은 없다. 따라서 가족과 충분히 협의해 직장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집안에 불화가 생기면 가정과 직장에서 모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사전에 가족의 동의를 구하고 조력자를 최대한 확보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 때문에 아이 둘을 사설 보육기관에 맡기고 있다는 교사 이영자(43·대전시 유성구 신성동)씨는 "보육비만 월 100만원 이상이 지출돼 차라리 일을 그만두는 게 가정경제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다"면서 "그러나 일을 통해 얻는 성취감도 크고 장기적으로 나에 대한 투자라 생각하며 가족의 협조와 지지를 넓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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